최대 131명 접속·음성·스크린…모임 최적화 고객 유인할 차별화된 콘텐츠 절실채팅 서비스 없어…서비스 개선점 수두룩
  • ▲ SKT 이프랜드 ⓒSKT
    ▲ SKT 이프랜드 ⓒSKT
    SK텔레콤의 '이프랜드'가 메타버스 대중화에 앞장서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모임 참여형 콘텐츠로는 눈여겨볼 만하지만, 유저들을 유인할 킬러 콘텐츠는 부족하다.

    SK텔레콤은 19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글로벌 80개국 진출 ▲대형 IP 협업 ▲수익구조 활성화 등 이프랜드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전진수 메타버스 컴퍼니장은 "쉽고 간편하게 접속해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MZ세대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잡는게 목적"이라고 밝혔다.

    직접 접속해 본 결과, 이프랜드는 분명 모임에 강점이 있다. 우선 131명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다. 대형 스크린이 있어 PT를 진행하거나 영상을 보기에 좋다. 상품 출시회, 학교 입학식 등 제휴 문의가 주로 단체에서 오는 이유다. 그러나 즐길 콘텐츠 마련은 부족했다.

    경쟁사인 로블록스와 제페토는 이 부분에서 앞선다. 로블록스는 게임에 특화되어 있다. 게임을 만드는 도구인 스튜디오와 만든 게임을 공유하는 플랫폼 플레이어 기능이 있다. 스튜디오로 유저가 자신만의 게임을 만들어 공유할 수 있다. 제페토는 아바타를 통해 즐기는 가상공간 콘텐츠가 무궁무진하다. 한강공원이나 교실처럼 현실에 대한 미러링으로 몰입감 있게 소통할 수 있다. 명품 브랜드와 콜라보로 현실에서는 메기 어려운 구찌 가방을 아바타가 메고 다닌다. 아바타로 현실 세계처럼 SNS 활동도 할 수 있다.

    이프랜드의 경우 참가한 유저수 순서대로 배열한 맨 위에 방송사 제휴 콘텐츠가 눈에 띄었다. 들어가 보니 교실을 본뜬 방에 유저들이 앉아 대형 스크린에 나오는 영상을 보고 있었다. 같은 콘텐츠를 유튜브나 트위치에서 진행하면 댓글로 실시간 소통이 가능해 유저들의 반응을 살필 수 있다. 채팅이 되지 않는데 방송사가 이프랜드 플랫폼을 이용해 해당 콘텐츠를 상영할 이유를 찾기 어려웠다.

    밤 9시경 소통하는 방에 접속했는데 목소리만 들어도 초등학생 이용자가 많아 보였다. “여기 방장 누구에요? 화면에 영상 틀어주세요!”, “끝말잇기 할래요?”, “거기 앉아계신 분 자기소개 해주세요” 등등 혼란스러운 대화가 뒤섞였다. 유저들이 자체적으로 하는 콘텐츠인 노래방도 영 듣기 거북했다. 그중에서는 노래를 잘하는 사람도 있기는 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에코없는 목소리를 들으려니 듣는 사람이 민망했다.

    이프랜드는 콘텐츠의 빈약함을 개선함과 동시에 모임 공간으로 특화하는 데 있어 모임을 이끌 방장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이프랜드가 내놓은 해결책은 인플루언서다. 이른바 ‘이플루언서‘라는 메타버스 상 인플루언서를 키워서 발전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취지다. 

    기존에 타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를 끌어들이려면 활동에 대한 금전적 보상이 중요하다. 이프랜드도 수익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 올해 안으로 이용자들이 가상 아이템을 구매하고 판매할 수 있는 마켓 시스템을 도입하고 여기에 적용할 메타버스 전용 가상 화폐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인플루언서들의 수익 모델을 창출해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인플루언서 확보와 제휴사 협업을 통해 콘텐츠를 마련하는 것도 결국은 유저수를 늘리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MZ세대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잡으려면 채팅 등 사용성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