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2분기 세계 반도체 매출 순위서 4위로 주저앉아삼성과 왕좌 두고 경쟁했는데…본업 경쟁력 잃고 AI 투자 실기까지 첩첩산중3분기에도 실적회복 요원… HBM 강자 SK하이닉스에도 순위 내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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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반도체 왕좌를 두고 경쟁하던 인텔이 지난 2분기 처참한 실적을 드러내면서 글로벌 반도체 매출 순위도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이 4위로 주저 앉은 가운데 HBM(고대역폭메모리)를 앞세워 실적 경신에 나선 SK하이닉스가 인텔을 턱 밑까지 추격하고 있고 3분기에는 인텔을 앞설 가능성도 크다.26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중으로 올 2분기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마무리 되는 가운데 매출 순위가 큰 폭으로 변동할 것으로 보인다. AI(인공지능) 반도체로 단숨에 반도체 시장 최강자로 올라선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이 이번주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다.이들의 확정 실적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오랜시간 반도체 왕좌를 점해왔던 인텔의 몰락으로 반도체업계 순위 변동은 예정된 수순이다. 이달 초,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인텔은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밝히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부진한 실적을 회복하기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과 비용절감 프로그램을 가동하기 시작했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불과 지난해까지 삼성과 반도체 매출 톱 자리를 두고 경쟁했던 위상은 바닥에 떨어졌다.업계에서는 인텔이 이번 2분기 기준 매출 4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128억 달러(약 16조 9000억 원) 매출을 기록했지만 월가 전망치인 129억 4000만 달러를 하회하며 AI 시대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인텔의 상황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다.인텔과 경쟁하던 삼성은 지난 2분기 207억 달러(약 27조 3000억 원) 매출을 기록하며 월등히 앞섰다. 그 결과 4위에 오른 인텔을 제쳤을 뿐만 아니라 엔비디아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매출 순위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 된다.아직 실적발표를 하지 않은 엔비디아는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반도체 매출 왕좌를 지켰을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의 2분기 매출 규모는 280억 달러(약 37조 원)로 예상되는데, 이는 2위 삼성과도 압도적인 격차다.3위는 엔비디아에 이어 AI 반도체 시장에서 주목 받는 또 다른 미국 기업인 브로드컴이다. 브로드컴도 이번주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데 월가에서는 브로드컴이 지난 2분기 130억 달러(약 17조 1000억 원)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보고 근소한 차이로 인텔을 넘어섰을 것으로 본다. 이로써 엔비디아와 함께 미국 반도체 기업을 상징하던 투톱이 인텔에서 브로드컴으로 완전히 바뀐 것이다.
- SK하이닉스의 약진도 눈에 띈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필수재인 HBM에서의 경쟁력을 앞세워 빠르게 실적을 키워가고 있고 2분기에는 인텔을 턱 밑까지 추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 119억 달러(약 15조 7000억 원) 매출을 올리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5위에 올랐다. 4위 인텔과는 불과 9억 달러 차이를 내며 바짝 뒤를 쫓고 있는 형국이다.이번 3분기엔 SK하이닉스의 역전극도 기대된다.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SK하이닉스 실적이 3분기에도 하락세를 면치 못할 인텔을 완전히 넘어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HBM 시장 공급부족이 심화되면서 점유율 1위인 SK하이닉스가 실적을 더 키울 수 있는 기회가 여전하고 4분기 엔비디아가 출시하는 AI 가속기 '블랙웰'에 탑재되는 HBM3E가 본격적으로 실적을 견인할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SK하이닉스의 3분기 매출은 2분기보다 10% 이상 증가한 18조 원 이상이라는게 증권업계의 전망이다. 반도체업계에선 매출 증가율이 15% 이상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HBM의 선전에 이어 범용 D램과 낸드 플래시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상반기보다 하반기 실적이 더 기대되는 상황이다.반면 인텔은 3분기에 2분기보다 못한 실적을 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텔은 지난 2분기 실적발표에서 3분기 실적에 대한 자체 전망치를 제시하면서 매출은 125억~135억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앞서 월가에서 제시했던 예상치보다도 낮은 수준이다.인텔의 전망대로 3분기에 매출 최대치인 135억 달러(약 17조 8000억 원)를 기록하더라도 SK하이닉스가 앞설 확률이 높은 셈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가 인텔을 넘어서게 된다면 인텔은 세계 반도체 매출 순위에서 사상 처음 5위권으로 떨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