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공공택지에 14만가구 공급, 수도권 85% 차지수도권 집값 상승세 의식한 듯…매매수요 분산 기대일각선 "집값 안정 효과 미미…심리적 안정 그칠 것"
  • ▲ 수도권 신규 공공택지 위치도. ⓒ국토교통부
    ▲ 수도권 신규 공공택지 위치도. ⓒ국토교통부
    정부가 제3차 신규 공공택지로 지정된 경기·인천 지역 7곳(의왕·군포·안산, 화성 진안, 인천 구월2, 화성 봉담, 남양주 진건, 양주 장흥, 구리 교문)에 12만가구를 공급한다.

    지방권 신규 공공택지 공급물량(2만가구)에 비해 6배 가량 많은 만큼 수도권 집값 상승세를 고려해 서울과 인접한 지역을 대거 지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신규 공공택지 지정에 따른 수도권 집값 안정 효과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모습이다.

    30일 국토교통부는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의 후속조치로 제3차 신규 공공택지의 입지를 최종 확정·발표했다. 이번 신규 공공택지에는 당초 공급예정물량(13만1000가구) 대비 9000가구 증가한 14만가구를 공급한다.

    구체적으로 수도권에는 ▲의왕·군포·안산(4만1000가구) ▲화성 진안(2만9000가구) ▲인천 구월2(1만8000가구) ▲화성 봉담(1만7000가구)▲남양주 진건(7000가구) ▲양주 장흥(6000가구) ▲구리 교문(2000가구) 등 7곳에서 12만가구를 공급한다. 의왕·군포·안산과 화성 진안 등 2곳은 신도시 규모로 조성된다.

    지방권은 대전 죽동2(7000가구), 세종 조치원(7000가구), 세종 연기(6000가구) 등 3곳에서 2만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관련업계에선 정부의 이번 신규공공택지 지정을 두고 수도권 집값 상승세를 고려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수도권 공급물량이 전체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수도권 매매수요 분산을 통해 집값 안정화를 도모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정부가 연일 집값이 고점에 다다랐다는 경고를 던지고 있지만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값은 꾸준한 상승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23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맷값 상승률은 0.40%로 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상승률은 한국부동산원이 주간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해당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맷값 상승률은 0.22%로 2018년 9월 셋째 주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았으며, 경기 역시 0.50%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인천은 전주와 마찬가지로 0.41%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와 관련해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는 "이번 수도권 신규 공공택지의 경우 서울과 인접한데다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신설 등 이슈도 있어 실수요자들의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일부 지역은 신도시급으로 조성되는 만큼 사전청약에 대한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기대감도 클 것으로 보인다. 결국 당장 영끌이나 빚투를 할 이유가 없어지게 돼 집값 안정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신규 공공택지 지정에 따른 집값 안정화 효과와 관련해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입지 측면에서 이전 3기 신도시에 비해 외곽에 위치한데다 실제 공급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번 신규 공공택지는 내년 하반기 지주지정을 완료하고, 오는 2024년 지주계획 등을 거쳐 2026년부터 순차적으로 입주자 모집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신규 택지 대부분이 수도권 인접이라기보다는 경기도권으로 보는 것이 맞다"며 "광역교통망을 연계하더라도 서울의 주택수요를 얼마만큼 흡수할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역시 "3차 신규 공공택지의 공급시기가 2026년부터 입주자를 모집할 예정이라 당장 공급체감을 현실화해 주변집값 안정을 도모하기보다는 향후 대량의 주택공급을 통한 심리적 안정 시그널을 주는데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지역의 주택청약을 위해 지역우선순위 및 무주택 자격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면 단기적으로 임대차 시장의 부담이 될 수 있으니 가격안정을 위한 시장 모니터링이 꾸준히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