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1·백사마을 등 정비사업에 대형사 '우르르'조합내 하이엔드 선호 뚜렷'…중견사 부담↑'똘똘한 한채' 확산에 가격·특화설계 경쟁력 약화
  • ▲ 신림1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사업 조감도. ⓒ한국토지신탁
    ▲ 신림1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사업 조감도. ⓒ한국토지신탁
    서울지역 대규모 재건축·재개발사업이 대형건설사간 각축전으로 변화하면서 중견건설사들의 먹거리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 정비사업의 경우 높은 사업성에 따라 대형건설사들의 하이엔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정비사업시장에서 중견건설사들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는 모습이다.

    3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신림1재정비촉진구역(이하 신림1구역) 재개발조합은 이날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한다. 사업비만 1조원에 달하는 서울 서남권 최대 재개발사업으로 시공권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앞서 열린 현장설명회에도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 등 대형건설사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이들의 입찰 참여 여부에 대한 조합원들의 관심도 높은 상태다.

    중견건설사인 호반건설, 동부건설, 금호건설, 우미건설, 반도건설 등도 현장설명회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입찰 가능성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신림1구역의 경우 하반기 최대어로 꼽히는 정비사업인 만큼 대형건설사들도 강한 수주 의지를 보이는데다 조합내에서도 대형건설사 하이엔드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높아 사실상 경쟁이 어렵다고 볼 수 있다"며 "다른 서울 정비사업에서도 중견건설사들의 설 자리가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사업비 5800억 규모의 노원구 백사마을 재개발사업 역시 오는 10월 시공사 선정 입찰 마감을 앞둔 가운데 대형건설사 브랜드 적용을 기대하는 조합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6일 열린 백사마을 재개발사업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한양 등 5개사가 참석했다.

    백사마을 재개발조합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까지 시간이 남아있어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사업시행계획인가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 만큼 대다수 조합원이 대형건설사 브랜드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작구 노량진5구역 재개발사업도 비슷한 분위기다. 지난달 열린 현장설명회에 GS건설, 대우건설, DL건설, 쌍용건설 등 4개사가 참석한 가운데 조합원들은 대형건설사 하이엔드브랜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견건설사들도 정비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신규 하이엔드 브랜드 론칭 및 기존 브랜드 리뉴얼에 속속 나서고 있지만 대형건설사 브랜드를 선호하는 현상이 짙어지면서 수주가 쉽지 않다며 울상이다.

    일각에선 최근 서대문구 북가좌6구역 재건축사업에서 DL이앤씨와 롯데건설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내걸고 경쟁에 나서면서 서울 정비사업 조합의 눈높이가 더욱 높아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분양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 정비사업의 경우 높은 사업성에 따라 갈수록 대형건설사만의 리그로 변화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똘똘한 한채 현상이 심화하면서 중견건설사들이 내세우는 가격경쟁력이나 특화설계 등 강점도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