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순매수 상위에 친환경 테마 집중 4분기 재정 정책, 가격 매력 영향에 탄력 수소·풍력 등 소외 종목, 바이오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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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6조원에 가까운 매물을 내던진 반면 성장주 위주로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경기 부양책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친환경 관련주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간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5조9621억원 순매도했다. 시장별로 살펴보면 코스피 시장에서 6조2565억원어치 팔아 치웠으며, 코스닥 시장에서 2944억원 사들였다.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6조4696억원, 1조5426억원 순매도했다. 게임주 엔씨소프트(5003억원)와 통신주 SK텔레콤(3186억원)도 팔았고 현대차(1446억원), 금호석유(1189억원), POSCO(1088억원) 등 경기 민감주도 던졌다. 

    반면 2차전지와 바이오, 인터넷 등 성장주에는 외국인 매수세가 몰렸다.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2차전지 대장주 삼성SDI다. 총 7640억원어치 사들였다. 이어 카카오뱅크(4768억원), 카카오(2865억원), 셀트리온(2454억원), NAVER(2378억원), 기아(2348억원), 에코프로비엠(2153억원), SK아이이테크놀로지(1856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1337억원), HMM(1146억원) 순이다. 

    지난달 증시는 경제 지표 둔화와 유동성 축소 우려 등의 영향으로 조정을 받았다.

    외국인의 반도체 업종 순매도세와 연준의 조기 테이퍼링 우려 등과 같은 매크로 불확실성으로 인해 경기 민감주 업종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코로나19 백신 연구개발에 따라 건강관리 업종이 강세를 보였으며 금리 인상 소식에 은행, 보험 등 금융주가 주목을 받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경기에 대한 우려감이 해소되기 전까지 성장주가 상대적 강세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하반기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 정책에 따라 친환경 분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3분기 말부터 미국·독일·중국 등 주요국들의 재정 정책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그 형태는 달라질 것”이라며 “전체 경제에 대해 지원하는 방식에서 특정 산업을 중점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수 국가들이 택한 특정 산업은 친환경 분야가 거론된다. 특히 한국은 전체 경제보다는 친환경 분야에 대해 중점적으로 지원하는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친환경 관련 정책은 4분기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하 연구원은 “경기 회복 기대감이 낮아지는 국면이라면 정책의 효과는 생각보다 클 가능성이 높다”며 “주가 관점에서 소외돼 가격 매력까지 있다면 그 효과는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친환경 관련주들이 이 같은 상황이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친환경 정책과 가격 매력 여부를 종합 고려하면 수소, 풍력, 태양광, 2차전지 순이다.

    2차 전지의 경우 산업 자체는 친환경 시대의 핵심이지만 이미 주가 상승폭이 크다. 지난 7월 발표된 정부 정책의 영향도 3분기 내내 받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수소와 풍력 등은 작년 말 주목받았던 시기를 제외하면 올해 반년 간 소외된 흐름을 보였다. 4분기 정책 모멘텀이 집중된다면 해당 종목에 대한 관심이 상당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장기적으로는 현실적으로 상당기간 동안 배출될 수 밖에 없는 탄소를 처리하는 기업이다. 폐배터리 재활용 등이 포함된다. 

    코로나19 확진과 백신 개발 등에 따라 바이오 업종도 주목받고 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백신 공급은 여전히 타이트한 상황이며 코로나와의 공존도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야 가능해질 것”이라며 “글로벌 위탁생산(CMO) 기업들의 주가는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향후 성장판이 열려 있는 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