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업계, 예술 표방하며 신규 백화점 내 미술품 대거 전시기존 관람을 위한 미술품, 최근에는 직접 판매에 나서는 중VVIP 내에 재테크 수단으로 세금 부담 적은 미술품 수요 급증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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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백화점 업계가 예술에 꽂혔다. 유통업계에서 지금까지 미술품은 감상하기 위한 소품의 일부로 여겨져 왔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백화점의 큰 손 고객들이 미술품 쇼핑을 시작하면서 이에 맞춰 백화점도 발 빠르게 미술품 전시를 넘어 판매까지 나서는 과감한 변화를 진행하고 있다.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백화점의 최대 트렌드는 다름 아닌 아트(art)다.신규점인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아예 예술과 아트&컬처(art&culture)를 표방했고 대전 신세계는 점포명을 아트&사이언스(art&science) 로 정했을 정도. 이 두 신규 백화점은 미술품을 직접 관람할 수 있는 갤러리를 비롯해 곳곳에 예술품을 전시해둔 것이 특징이다.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세계적인 예술가 데이비드 호크니부터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까지 100개가 넘는 작품들을 백화점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또한, 백화점 최초로 ‘오디오 도슨트’ 서비스를 제공, 아트 앰버서더 배우 ‘이동휘’의 보이스로 작품을 소개한다. 데이비드 호크니 작품 등 총 31개 작품에 적용된다.롯데백화점은 전시 중심의 ‘롯데 갤러리’도 상시 판매 공간으로 재구성해 선보이는 중이다. 이 외에도 온라인 ‘롯데 갤러리관’을 통해 온라인에서도 직접 미술 작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신세계 아트&사이언스는 백화점 6층에 ‘신세계 갤러리’를 설치했다. 현재는 오픈 전시로 구전 동화 ‘빨간 망토’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빨간 망토, 소녀는 왜 숲을 거닐었나?’가 진행되고 있다. 이 외에도 아트 테라스에는 아티스트 퍼니처의 선구자로 꼽히는 최병훈 작가의 아트벤치를 설치했고 50개의 큐브 상자로 구성한 특별한 공간인 캐비닛 갤러리도 마련됐다.신세계는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아예 ‘미술품 전시·판매·중개·임대업 및 관련 컨설팅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했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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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2월 문을 연 현대백화점 신규점인 ‘더현대 서울’ 역시 5, 6층에 컬처 테마파크를 조성하고 200여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알트원(ALT.1)’과 문화센터 ‘CH1985(Culture House 1985)’를 각각 선보였다.이들은 모두 올해 오픈한 신규점이다. 이로 인해 백화점이 아닌 미술관 같다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다.기존 백화점의 미술품에 대한 콘텐츠 강화도 경쟁적으로 이어지는 중이다.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동 명품관은 오는 4일부터 작품을 전시 및 판매하는 ‘저스트 어라이브드(JUST ARRIVED)’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강남에 위치한 예화랑, 유아트스페이스, 갤러리JJ, 김리아 갤러리 등 4곳의 유명 갤러리에 들여온 작품을을 선보이고 직접 판매까지 하는 것이 특징.백화점 업계가 이처럼 예술 분야를 부쩍 강화하는 배경에는 고객의 수요가 부쩍 커지고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 단순히 관람의 용도를 넘어 직접 구매하는 고객이 늘어나는 것이다.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술품이 대중화되면서 이를 구매하는 고객층도 크게 늘었고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대에서 투자로서의 의미로 미술품에 대한 수요도 상승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실제 최근 백화점에서 팔리는 미술품은 예전보다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특히 최근에는 젊은 MZ세대가 자신의 취향과 재테크의 수단으로서 미술품 수집에 나서는 경우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는 금융자산이나 부동산과 달리 취득세, 등록세, 재산세 등 보유세가 없다는 점도 주효했다. 6000만원 미만의 미술품, 국내 생존 작가의 작품, 조각의 경우 양도세도 면세된다.실제 미술품 경매 시장은 올해 들어 역대급 호황을 맞이하면서 잇따른 경매가 진행되는 중이다. 국내 양대 경매사인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은 거의 매달 대규모 경매를 개최하면서 매번 200억~300억원대 미술품 판매에 성공하는 중이다. 이는 지난해 연간 판매를 따라잡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