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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미래유산 보존을 위해 노후아파트 1~2개 동(棟)을 남겨두기로 한 '재건축 흔적남기기' 정책이 사실상 중단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현재 이주중인 반포주공1단지를 비롯해 이미 공사가 한창인 개포주공1·4단지, 정비계획인가를 앞둔 잠실5단지 등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시는 최근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건축위원회 심의에서 "노후아파트 흔적을 남기는 박물관 계획은 시민들이 유용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재건축 흔적남기기 프로젝트는 '철거' 대신 '재생'에 초점을 맞춰 역사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재건축단지 경우 일부 동을 미래유산으로 남기겠다는 취지로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4단지와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등이 대상단지로 지정됐다.
물론 주민들 반발도 거셌다. 안전진단을 통과할 정도로 노후한 옛아파트 1~2개동을 단지 한복판에 존치하는 것은 '흉물스럽다'는 주장이다.
그럼에도 박 전 시장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서울시가 쥔 정비사업 인·허가권을 활용했다. 그 결과 개포주공4단지 경우 429동과 445동 2개동을 남겨놓고 신축아파트를 올리게 됐다. 인근 개포주공1단지도 15동 한 개동을 원형 그대로 남겨둔채 공사중이다.
그러나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기류가 달라졌다. 오 시장은 후보시절부터 재건축 흔적남기기 폐지를 공약으로 세운바 있다. 오 시장은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주민반발이 거센데 과연 누구를 위한 흔적 남기기인가"라며 흔적남기기 정책 폐지를 약속했다.
현재 업계에선 오세훈표 재건축정책 규제완화 첫 모델로 개포주공1·4단지를 꼽으며 향후 잠실주공5단지·반포주공1단지로 번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신영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노후아파트가 정말 보전될 가치가 있다면 유지·보수 등을 위해 서울시가 매수했어야 한다"면서 "인허가권을 가지고 민간재산권을 침해하는 재건축 흔적남기기는 시작점부터 잘못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