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사 상반기 수주 82만CGT 18.7억달러350.6%, 505.2% 급증… 수주잔량 119만CGT시장점유율 34%로 확대, 경영안정화 주효
  • ▲ 새단장한 케이조선 홈페이지
    ▲ 새단장한 케이조선 홈페이지
    수년만에 찾아온 조선 호황기를 맞아 중소조선사들도 약진을 준비하고 있다. 대형 조선소에 비해 부족한 맷집으로 지난 3년간 수주가뭄에 대한 타격이 더 심했던 만큼 부활을 향한 절박감도 짙어진 모습이다.

    6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중형조선산업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형조선사의 수주량은 82만CGT로 18억7000만 달러에 달한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350.6%, 505.2% 증가한 실적이다. 신조선 시장의 컨테이너선 발주가 크게 늘었고 주력 선종인 탱커 수주도 양호했다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활발한 수주활동으로 수주잔량이 119만CGT로 지난해 말 대비 39.2% 증가해 일감 확보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도크가 들어차면서 선박가격도 1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18만톤 안팎의 케이프사이즈(Capesize) 벌크선은 6천만 달러 수준으로 지난해 말보다 26.9% 상승했다. 8만톤 규모의 카사르막스(Kamsarmax) 벌크선도 23.1% 상승한 3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대형조선사 중 중형선박을 취급하는 현대미포조선과에 밀려 크게 위축됐던 중형사 점유율도 오르는 추세다. 조선호황기였던 2014년 국내 중형조선산업에서 중형사 비중은 60%까지 차지했었지만, 이후 경영악화 등으로 15~22%까지 축소됐었다. 하지만 올해 중형사들의 수주 비중은 34%로 확대됐다. 실제로 탱커 수주량의 경우 현대미포는 전년대비 102.8% 증가한 반면, 중형사들은 285.8% 늘었다. 이같은 비중 확대는 M&A 등 주요 중형조선사들의 성공적인 경영안정화가 주효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 ▲ 한진중공업이 건조한 독도함ⓒ자료사진
    ▲ 한진중공업이 건조한 독도함ⓒ자료사진
    KHI-유암코 컨소시엄을 새주인으로 맞은 STX조선은 케이조선으로 사명을 바꾸며 8년만에 채권단 관리에서 벗어났다. 케이조선은 상반기 선박 18척을 수주하면서 기세를 올리고 있다. 컨테이너선, 크루즈선, 특수선 등 다양한 선박을 제작하던 것에서 석유화학제품운반선과 중소형 가스선 등에 집중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꿨다. 또 LNG벙커링선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미래기술 확보에도 힘쏟고 있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이 인수한 한진중공업은 홍문기 동부엔지니어링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인선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특수선 건조에 강점을 지닌 한진중공업은 컨테이너선, LNG·LPG선 등 상선으로 영업전선을 넓혀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대우조선해양과 한국형 경항공모함(CVX) 기본설계 사업 수주를 위해 손잡고 국가 함정사업에도 본격 뛰어들 예정이다.

    양종서 해외경제연구소 선임 연구위원은 "신조선 가격이 상승 추세이며 이번에 수주한 물량들이 2023년까지 대량 인도될 예정이어서 영업실적은 시간이 갈수록 개선될 것"이라며 "다만 철강재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가격협상력이 약한 중형조선사들은 손실이 우려되지만 향후 가격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