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잇따른 사임… 반년 사이 7명 교촌 떠나내부 직원들도 경영진 불만 높아져… 퇴사 줄이어 임원 적극 영입 중, 외부출신 절반 넘어
  • ▲ 소진세 교촌에프앤비 대표이사 회장.ⓒ뉴데일리DB
    ▲ 소진세 교촌에프앤비 대표이사 회장.ⓒ뉴데일리DB
    교촌에프앤비(이하 교촌)가 심상치 않다. 최근 반년만에 임원 7명이 물러나면서 경영진 상당수가 물갈이 됐기 때문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1위 기업으로 지난해 막 상장을 마친 교촌 입장에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현재 절반 이상이 외부에서 영입된 신규 임원으로 채워진 상황. 최근에는 일반 직원의 퇴사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교촌의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롯데그룹 출신의 전문경영인 소진세 교촌 대표이사 회장이 있다. 

    8일 외식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교촌의 임원 탈출 행렬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중이다. 

    교촌에서 영입돼 10년간 근무해온 황학수 전 대표이사가 올해 임기 만료로 교촌을 떠났다. 교촌의 기업공개(IPO)를 성공시킨 주역 중 하나인 송민규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5월 등기이사로 선임된 지 두 달 여 만에 교촌을 그만뒀다. 

    배병각 CPO(최고개인정보책임자)가 지난 3월 퇴직했고, 이종영 신사업부문장 상무도 비슷한 시기 퇴임했다. 

    이들은 대부분 교촌에서 10년 이상 근무해온 ‘교촌맨’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퇴직 릴레이는 외부에서 영입된 임원에도 이뤄지는 분위기다. 

    CJ제일제당 식품사업문에서 사업관리 및 신규사업, 글로벌사업 부장을 역임한 뒤 교촌으로 영입됐던 조은철 전략기획 상무가 지난 2분기에 퇴사했다. 오뚜기라면 생산이사를 지낸 뒤 영입됐던 김승환 유통사업부문장 상무는 연초 교촌  계열사로 전보됐다. 

    이 외에도 박종현 물류담당 상무가 지난 2분기 임원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한달여 만에 사표를 내고 교촌을 그만뒀다. 그는 교촌의 최대주주인 권원강 전 회장의 친인척으로 전해진다. 

    지난 6월 말 기준 교촌의 사외이사 등을 제외한 임원은 총 13명으로 반년만에 절반 이상이 교촌을 떠난 셈이다. 교촌의 기존 임원은 물론 외부영입, 심지어 오너일가의 친인척마저 예외가 아니었다.

    교촌 측은 이에 대해 “대부분의 인사는 보다 좋은 조건으로 외부에 스카웃 됐다”며 “이 외에 임기만료와 개인 가정사 등이 겹치면서 짧은 시간에 퇴임이 늘었던 것으로 보일 뿐”이라고 말했다. 퇴직 임원이 부쩍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것이 우연의 일치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퇴직자 중에서는 소진세 교촌 회장의 리더십에 대해 언급하는 인사도 적지 않다. 비교적 부드럽고 차분한 권원강 전 회장의 스타일과 달리, 실적을 위해 압박하는 권위적인 리더십에 한계를 느끼는 인사가 적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최근 교촌에서 사표를 냈다는 한 인사는 “소 회장이 취임한 후 롯데스타일의 경영에 대해 내부적으로 불만이 팽배한 상황”이라며 “새로 영입된 외부 인사들과 달리 기존 교촌 내부 인사들은 소 회장 리더십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이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실제 교촌은 최근 임원에 이어 직원의 퇴직 릴레이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익명게시판인 블라인드 앱 교촌 게시판에는 퇴사를 희망하거나 퇴사한다는 글이 부쩍 늘었다. 이직을 희망하거나 경영진에 대한 원망의 글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블라인드의 특수성을 감안해도 교촌의 이런 임직원 이탈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결국 소 회장은 기존 임원이 떠나간 빈자리를 주로 외부 영입 인사들로 채우는 중이다.

    조은기 SK에너지 경영실장이 지난 3월 교촌으로 영입돼 대표이사 총괄사장을 맡았고 네오위즈 기획관리본부장 및 법무법인 화현 변호사를 지낸 김명식 전무가 준법경영을 맡았다. 이 외에도 롯데자산개발 홍보팀 출신의 임형욱 대외협력지원 상무가 연초 영입됐다. 한때 교촌에서 상무로 근무했던 장병주 전무도 최근 복귀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임원 13명 중 교촌에서 장기간 근무한 인사는 한 손으로도 셀 수 있을 정도다. 대부분의 임원들이 외부 영입인사로 교체됐다. 소 회장이 전문경영인으로 취임한지 3년만에 생겨난 교촌의 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