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관세' 공포에 코스피 소폭 하락, 코스닥 2% 급락 外인 홀로 2800억 순매수 코스피 방어 … 삼전·하닉 강세 개인·기관 매도 속 반도체·자동차 볕들고 배터리 '울상' 美 3대 지수 하락 마감 여파, 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글로벌 달러 약세에도 원달러 소폭 상승, 장중 1480원 터치
  • ▲ 트럼프 대통령ⓒ로이터 연합
    ▲ 트럼프 대통령ⓒ로이터 연합
    미국발 '트럼프 리스크'가 다시 한번 전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매입 반대국에 대한 보복 관세를 예고하면서 뉴욕 증시가 폭락했고, 그 여파가 21일 오전 국내 증시를 덮쳤다. 

    다만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약보합권에서 버티고 있는 반면, 코스닥은 바이오 대장주의 급락으로 2% 넘게 빠지며 충격을 받고 있다.

    21일 오전 9시 50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10포인트(0.31%) 하락한 4870.65를 기록 중이다. 지수는 간밤 뉴욕 증시 급락 소식에 하락 출발했으나, 장중 외국인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수급 주체별로 보면 희비가 엇갈렸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홀로 2884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다. 반면 공포에 질린 개인투자자들은 2397억원을 팔아치우며 투매에 나섰고, 기관 역시 830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매수세는 반도체와 자동차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집중됐다.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79% 오른 14만7800원에 거래되며 강세를 보였고, SK하이닉스도 1.21% 상승한 75만2000원을 기록했다. 현대차 역시 4.07% 급등한 49만8500원에 거래되며 상승 탄력을 더했다.

    반면 2차전지 관련주는 트럼프 리스크와 맞물려 약세를 면치 못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42% 하락한 39만3250원, POSCO홀딩스는 2.38% 떨어진 34만9000원을 기록하는 등 관련 섹터 전반이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코스닥 시장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26.04포인트(2.67%) 급락한 950.33을 가리키며 950선 붕괴 위협을 받고 있다. 특히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알테오젠이 장중 14.45% 폭락한 41만1500원까지 밀리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시장에서는 '수조원대 기대감'이 있었던 기술수출 계약 규모가 4000억원대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루머가 돌며 실망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에코프로(-2.64%), HLB(-3.26%), 리가켐바이오(-8.16%) 등 주요 바이오와 2차전지 소재주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앞서 마감한 뉴욕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인수를 반대하는 유럽 8개 동맹국에 대해 다음 달 1일부터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면서 3대 지수가 일제히 급락했다. 

    그린란드 위협에 시달리는 덴마크의 연기금 아카데미커펜션은 "미국 재정은 지속 불가능하며 더 이상 좋은 신용처가 아니다"라고 선언하며 이달 말까지 미 국채를 전량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다우지수는 1.76%, S&P500 지수는 2.06%, 나스닥 지수는 2.39% 각각 떨어졌다. 월가 공포지수인 VIX는 20선을 돌파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일본의 재정 건전성 우려에서 시작된 국채 금리 급등(채권 가격 폭락) 역시 전 세계 금리를 끌어올리며 뉴욕 시장을 압박했다. 일본의 금리 상승은 엔화를 빌려 미국 자산에 투자하던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을 유도하며 미 국채 매도세를 부채질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유럽 갈등이 외교적으로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는 여전하지만, 협상이 타결되기까지 수개월간 극심한 변동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전략가는 "상황이 통제 불능으로 치달을 경우 달러 패권에 장기적이고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대외 변수에 따른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발 관세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외국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펀더멘털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코스닥의 경우 바이오 섹터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만큼 바닥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달러화 약세에도 장 초반 소폭 오름세다. 장 초반 1480원대를 터치한 후 1470원대 후반에서 거래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