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9억·월세 100만원 민간임대아파트 청약에 16만명 몰려일반분양→민간임대 전환 증가…서민들, 내집마련 기회 멀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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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과 전·월세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건설사들이 공급하는 민간임대주택 인기가 치솟고 있다. 시세 대비 저렴한 임대료에 최대 10년 동안 거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커 각광받고 있으나 일각에선 서민들의 내집마련이 더 어렵게 됐다며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10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롯데건설이 장기임대 형태로 공급한 '용인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은 227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당해에서 90.31대 1, 수도권은 455대 1을 기록했다.시장에선 롯데캐슬 하이브엘 보증금과 월세가 만만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흥행마감한 것에 주목한다. 전용면적 84㎡ 보증금이 8억 중반대에서 최고 8억9000만원대에 형성돼있고, 임대료는 매달 100만원이다.올해 10월 입주를 앞둔 인근 '수지파크푸르지오' 전용 84㎡ 전세가격이 6억5000만원에서 최대 8억 수준임을 감안할 때 하이브엘 가격이 훨씬 높은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15가구 모집에 16만명이 넘는 인원이 몰리면서 수요를 입증했다.민간임대아파트는 과거 보증금과 임대료 부담에 외면받았으나 지난해 임대차2법 시행 이후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아파트 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전세난까지 맞물리자 장기거주가 보장되는 민간임대 쏠림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임차인들은 무주택 자격을 유지할 수 있어 청약점수를 쌓을 수 있고, 5% 전월세 상한제, 건설사가 집주인이라 최장 10년 거주 가능하다는 것을 민간임대 장점으로 꼽는다.건설사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분양가상한제 등 부동산 규제로 분양사업 수익성이 계속 떨어지자 틈새시장을 찾는 모습이다. 10년 뒤 분양전환하면 사업주체가 직접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다보니 부동산 호황기가 이어진다면 임대사업 방식을 택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A건설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미분양 리스크가 크고, 선임대할 자금이 없다보니 건설사가 임대사업을 선호하지 않았으나 최근 청약불패, 주택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보니 민간임대를 검토하는 곳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실제로 일반분양을 계획했다 임대사업으로 전환하는 건설사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이에 청약을 기다리던 무주택 실수요자들은 불만을 쏟아내기도 한다. 일반분양에선 소비자 몫이었던 분양가 차익을 민간임대에선 건설사가 모두 취하기 때문이다.건설사들은 10년 이후 주택가격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리스크를 감내한다고 설명하지만, 무주택자들은 당장 내집 마련 기회를 잃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한다. 일부 시민들은 사업방식 변경 등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지자체에게 항의하며 민간임대 공급을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부동산업계 전문가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전월세마저 불안정해지자 민간임대를 찾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며 "규제만 내놓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부작용 중 하나로 볼 수 있으며, 자유롭게 부동산을 사고 팔수 있는 시장 기능을 되돌린다면 이와 같은 시장왜곡현상은 사라질 것"이라고 꼬집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