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구안, 티록, 파사트, 아테온, 투아렉… 모두 디젤중국서도 파는 하이브리드·가솔린 한국은 제외신형 8세대 골프도 디젤만… "땡처리 하나" 비판
  • ▲ 폭스바겐이 국내에서는 디젤 라인업 위주로 구성하면서 땡처리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
    ▲ 폭스바겐이 국내에서는 디젤 라인업 위주로 구성하면서 땡처리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
    폭스바겐의 '온리 디젤'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한국에서는 전기차는 고사하고 하이브리드나 가솔린도 찾아볼 수 없다.

    디젤차량의 유럽판매가 막히자 한국에서 땡처리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다시금 제기된다.

    폭스바겐이 국내에 출시한 △티구안 △티록 △파사트 △아테온 △투아렉의 경우 모두 디젤 모델로만 판매중이다.

    가솔린 모델은 제타가 유일하다.

    올해 1~8월 폭스바겐이 국내에서 판매한 1만998대 중 디젤 모델은 7982대로 전체의 72.6%에 달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통계를 보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 모델은 올해 1~8월 2만8910대가 판매돼 전년동기(5만665대) 대비 42.9% 감소했다. 점유율도 지난해 29.8%에서 올해 14.9%로 반토막이 났다.

    폭스바겐의 디젤 밀어붙이기와는 사뭇 대비되는 수치다. 수입차 디젤 모델 중 폭스바겐이 차지하는 비중은 27.6%까지 올랐다.

    우려스러운 것은 폭스바겐의 對한국 전략과 글로벌 흐름이 다르다는데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 7월 ‘NEW AUTO’ 전략을 발표했다. 2029년까지 전기차 75종을 출시하며, 2030년까지 전체 판매량의 절반을 전기차로 판매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대부분 디젤 위주로 판매하고 있으며 신차 역시 디젤 일변도이다.
  • ▲ 폭스바겐코리아의 라인업을 보면 '제타'를 제외하고 전부 디젤로만 구성되어 있다. ⓒ폭스바겐코리아
    ▲ 폭스바겐코리아의 라인업을 보면 '제타'를 제외하고 전부 디젤로만 구성되어 있다. ⓒ폭스바겐코리아
    슈테판 크랍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폭스바겐 부문 사장은 지난 7월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내연기관차가 10~15년, 또는 그 이상 지배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언했다.

    다분히 한국시장을 의식한 발언으로 받아들여졌다.  

    투아렉의 경우 한국에는 디젤 모델만 있지만 유럽, 중국 등 해외에서는 하이브리드, 가솔린 모델이 함께 시판되고 있다. 티구안도 해외에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나 가솔린 모델을 선택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디젤만 구매할 수 있다. 연내 출시 예정인 신형 8세대 골프 역시 한국에는 디젤 모델만 들여올 계획이다.  

    티록 인터넷 동호회의 한 회원은 “유럽 등에서는 환경규제가 강하기 때문에 폭스바겐이 디젤 재고차량을 만만한 한국에 처리를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폭스바겐의 이런 행보는 친환경 흐름에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다른 글로벌 브랜드와 대비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7월 한국에서 소형 전기차 EQA를 공개했고 조만간 럭셔리 전기 세단 EQS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지난해부터 E클래스 등 주요 차종에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 ▲ 국내에서는 폭스바겐의 전기차,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구매할 수 없다. ⓒ폭스바겐코리아
    ▲ 국내에서는 폭스바겐의 전기차,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구매할 수 없다. ⓒ폭스바겐코리아
    볼보도 올해부터는 디젤, 가솔린 등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중단하고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친환경 파워트레인으로 전환했다. 현대차그룹도 올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장착한 아이오닉5, EV6를 연달아 출시하면서 전동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하종선 변호사(법률사무소 나루)는 “폭스바겐 본사에서는 전동화 전략을 밝혔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디젤 차량을 떨이하는 수순을 밟으면서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도 친환경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폭스바겐의 디젤차 인기가 예전과 같을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달 8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에 시정명령 및 8억3100만원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2011년 9월부터 2018년 1월까지 디젤 차량 보닛 내부에 ‘본 차량은 대기환경보전법의 규정에 적합하게 제작됐다’고 표시했다. 

    공정위 측은 “해당 차량들이 선택적 촉매환원장치(SCR)이 설치되어 있어 유로6 환경기준을 충족한다는 인상을 형성했다”면서 “사실과 달리 표시한 행위에 대해 과장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