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생산 0.2%↓·소비 0.8%↓·투자 5.1%↓…동반 하락4차 팬더믹 숙박·음식점업 '직격탄'…내수부진 '빨간불'경기지표 주춤…경기상황 예측지수 두달째 하락
  • ▲ 임시휴업.ⓒ연합뉴스
    ▲ 임시휴업.ⓒ연합뉴스
    지난달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4차 대확산이 본격화하면서 생산·소비·투자가 석달만에 트리플 감소를 보였다. 전달 생산과 소비가 두달 만에 동반 감소한 데 이어 투자까지 위축되는 모습이다. 직격탄을 맞은 서비스업 생산은 석달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제조업은 감소한 반면 백신·방역 지출 증가로 공공행정이 생산을 견인했다.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소비가 다시 감소세를 보이면서 내수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어 일각에선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둔화 속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반도체를 선두로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착시효과가 있을 뿐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내수 경기는 회복이 더디다는 것이다.

    통계청이 30일 내놓은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농림어업을 제외한 전(全) 산업생산(계절조정) 지수는 111.8(2015년=100)로 전달보다 0.2% 감소했다. 4월(-1.3%)과 5월(-0.2%) 연속 감소한 뒤 6월(1.6%) 반등했다가 7월(-0.6%)부터 다시 감소세를 보였다. 공공행정(5.2%)과 건설업(1.6%)에서 늘었으나 광공업(-0.7%)과 서비스업(-0.6%)에서 줄었다.

    광공업은 5월(-1.3%) 이후 석달 만에 감소했다. 광업과 제조업, 전기·가스업에서 모두 줄었다. 광공업 생산에서 비중이 큰 제조업은 수출 효자품목인 반도체(3.5%)와 자동차(3.3%) 등에서 늘었다. 그러나 냉장고 등 가정용기기와 변압기, 회로차단기 등 전기장비(-5.1%), 공구류와 해상금속구조물(해양플랜트) 등 금속가공(-5.0%)에서 줄어 0.4%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5월(-0.4%) 이후 석달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주식 등 금융상품 거래가 늘면서 금융·보험(1.0%) 등에서 생산이 늘었으나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점(-5.0%)과 도소매(-0.9%) 등에서 생산이 줄었다. 대면 접촉이 많은 숙박·음식점은 코로나 4차 유행에 따른 사적모임·영업제한 등으로 숙박업과 음식점업, 주점·음료점 모두 감소했다.

    그나마 생산을 밀어 올린 것은 공공행정이었다. 코로나19 백신 구매·접종으로 공공지출이 증가한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건설업도 1.6% 증가해 3월(0.4%) 이후 다섯달 만에 증가했다.
  • ▲ 물가상승 안내문.ⓒ연합뉴스
    ▲ 물가상승 안내문.ⓒ연합뉴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18.5를 기록했다. 전달보다 0.8% 감소했다. 7월(-0.5%)에 이어 두달째 감소했다. 의복 등 준내구재(1.8%)는 판매가 늘었다. 반면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여름휴가철 특수가 사라지면서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2.0%) 판매가 줄었다. 수입자동차 인증문제와 부품수급 차질로 출고가 지연된 승용차 등 내구재(-0.1%) 판매도 감소했다.

    소매판매액(경상금액)은 42조2642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7.7% 증가했다. 슈퍼마켓과 잡화점(-6.0%), 대형마트(-4.2%)에서 판매가 줄었으나 전문소매점(6.7%)과 무점포소매(6.3%), 백화점(14.8%), 승용차·연료소매점(3.0%), 면세점(4.1%), 편의점(1.4%)에서 판매가 늘었다.

    설비투자도 전달보다 5.1% 감소했다. 반도체 제조용기계 등 기계류(-4.3%)와 선박 등 운송장비(-7.7%) 투자가 모두 줄면서 반락으로 돌아섰다.

    건설업체의 실제 시공실적을 금액으로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1.6% 늘었다. 건축(1.1%), 토목(3.1%) 공사 실적이 모두 증가했다. 건설수주(경상)는 공장·창고 등 건축(12.8%)과 철도·궤도 등 토목(36.2%)에서 모두 늘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3% 증가했다.
  • ▲ 롯데백화점 잠실점 입구에 '대한민국 동행세일'을 홍보하는 문구가 부착돼 있다.ⓒ연합뉴스
    ▲ 롯데백화점 잠실점 입구에 '대한민국 동행세일'을 홍보하는 문구가 부착돼 있다.ⓒ연합뉴스
    생산·소비·투자가 동반 감소한 것은 지난 5월 이후 석달 만이다. 특히 소비자물가가 고공행진 하는 가운데 소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내수 부진과 맞물려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통계청 8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9(2015년=100 기준)로 1년 전보다 2.6% 올랐다. 2012년 4월(2.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2%대 상승률은 지난 4월(2.3%) 이후 다섯달째 이어졌다.

    설상가상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이 지난 23일 올 4분기(10~12월) 연료비 조정단가를 전분기(-3원)보다 3.0원 오른 kWh당 0.0원으로 책정하면서 공공요금 도미노 인상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급기야 재정당국은 지난 29일 지방공공요금을 포함해 연말까지 공공요금 동결 방침을 천명했다. 재정당국은 소비 진작을 위해 추가 카드 사용액의 10%를 적립금으로 되돌려주는 신용카드 캐시백(상생소비지원금)을 다음 달부터 두달 간 시행할 예정이지만, 어느 정도 실효성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8월 경기동향 지수도 오름세가 한풀 꺾였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1.3으로 전달과 같았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시작된 7월에도 0.1포인트(p) 올랐으나 코로나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주춤하는 모습이다. 광공업생산지수와 비농림어업취업자수 등이 증가했으나 내수출하지수 등이 감소한 영향이다.

    앞으로 경기상황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4로 전달보다 0.3p 내렸다. 지난 7월 14개월 만에 지수가 내린 뒤 두달 연속 하락했다. 기준치인 100은 넘겼다. 건설수주액과 코스피가 증가했으나 재고순환지표, 수출입물가비율 등이 감소한 게 원인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