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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끝나자 한복 환불… 이커머스 시대, 독해진 블랙컨슈머

블랙컨슈머, 비대면에서 더 공격적… 무리한 요구 많아져추석 후 한복 반품, 휴가 이후 수영복 환불 사례도제품 구매 차단한 ‘블랙리스트’ 숫자 2배 이상 늘어

입력 2021-10-07 14:25 | 수정 2021-10-07 14:36

▲ 콜센터의 모습.ⓒ연합뉴스

 “추석 연휴 직후부터 한복 반품이 잇따르고 있어서 관련 검수 업무가 밀려있을 지경입니다.”

한 이커머스 업계 직원의 말이다. 이 회사의 반품센터에서는 현재까지도 온갖 반품이 쌓여있다고 한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한복을 구매한 뒤, 추석 직후 환불하는 이른바 ‘블랙컨슈머’의 행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이커머스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했지만 같은 속도로 블랙컨슈머도 고스란히 늘고 있다. 이는 고스란히 이커머스 업계와 다수의 선량한 소비자들에게 피해로 전가되고 있다는 평가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블랙컨슈머의 폐해도 눈덩이처럼 커지는 중이다. 유형도 고객센터에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보상을 요구하는 경우부터 이커머스 업계의 고객보호 혜택을 악용하는 경우까지 다양하다. 

특히 이 모든 과정이 온라인상에서 진행되다보니 블랙컨슈머의 강도는 다른 유통업에 비해서 유독 더 지독해지고 있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 블랙컨슈머의 문제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이커머스 특성상 제품을 직접 보지 않고 구매하고 비대면으로 고객을 응대하면서 실제 얼굴을 마주하는 대형마트나 백화점보다 더욱 공격적인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여기에는 이커머스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도 주효했다. 금융권의 경우 고객이 협박, 욕설을 할 경우 경고 후 상담원이 전화상담을 종료하는 방식이 도입됐지만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현재까지 이런 제도적 장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장이 아직 초반이라는 점도 있지만 서비스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는 점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실제 A사는 최근 구매한 잡화상품의 마감이 불량이라며 환불과 보상금을 요구하는 고객 응대에 시달렸다. 심지어 해당 제품은 회수 후 살펴보니 사용 흔적까지 있었지만 막무가내로 본사 책임자를 만나겠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결국 이 고객은 보상금을 타가는데 성공했다.

‘무조건 환불’ 시스템을 도입한 곳은 더욱 심각하다. 잘못 구매했거나 제품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때를 위한 방식이지만 이를 일부 블랙컨슈머가 철저히 악용하고 나선 것. 특히 반품 회수 비용이 더 커지는 신선식품의 경우에는 더욱 쉽게 악성 소비자에 노출되고 있다.

B사 역시  환불 시스템을 악용하는 블랙컨슈머로 인해 속앓이가 한창인 곳이다. 이를 악용해 명절에 한복을 구매하고 명절 이후 반품하는 얌채 소비자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여름에는 휴가철 전후로 수영복 구매와 환불이 이어지는가 하면 최신 스마트기기가 출시되면 이를 구매 후 한달 가까이 사용하다 반품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C사는 신선식품 새벽배송 제품의 환불 요구시 5000원 미만 제품은 회수하지 않고 고객이 자체 파기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를 악용해 수차례 주문과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으로 인해 골치를 앓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객에게 반품 받은 속옷에서 사용 흔적을 발견하고 난처한 사례가 있었다”며 “심지어 반품 받은 속옷은 우리가 판매한 속옷과 다른 사이즈였지만 고객이 수긍하지 않아 결국은 폐기해야했다”고 전했다. 

이런 일부 소비자의 행태는 고스란히 기업과 일반 소비자에 대한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기업 입장에서는 까다로운 환불 구조를 만들게 되고 이는 대다수 선량한 소비자의 불편함을 가중시키는 일이다. 소규모 납품업체들의 피해는 두말 할 것 없다.

이 때문에 이커머스 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차단하기 위한 노력에 나서는 중이다. 아예 악성 소비자에게 물건을 팔지 않는 ‘블랙리스트’ 제도를 도입한 곳도 늘어나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주요 이커머스 업계 내부 ‘블랙리스트’에 오른 악성 소비자 수는 전년 대비 200% 이상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쿠팡은 최근 내부적으로 ‘블랙리스트’ 기준을 강화해 악성 소비자를 방지하고 있다.

쿠팡의 한 관계자는 “보다 세밀한 기준과 엄중한 대처를 통해 불합리한 반품을 방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판매자와 선의의 고객들을 보호하며 건전한 시장질서 유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필성 기자 feel@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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