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상제 손질 예고에 하반기 분양 지연 속출1만가구 분양 미뤄지며 소형·나홀로아파트로 수요 몰려40㎡ 이하 거래 역대 최고, 나홀로아파트도 '묻지마청약'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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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하반기 대규모 분양이 예상됐던 서울 정비사업지들이 잇따라 일정을 연기하면서 신규 아파트 공급절벽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가파른 집값 상승세와 함께 최근에는 대출 진입장벽까지 높아지면서 소형아파트와 나홀로아파트까지 내 집 마련 수요가 옮겨가는 모습이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서초구 방배5·6구역 등 4분기 분양을 예고했던 주요 재개발·재건축 단지들이 분양 연기를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둔촌주공 1만2000여가구, 이문1구역 3000여가구, 방배5구역 3000여가구, 방배6구역 1100여가구 등 약 3만가구가 분양을 미룬 상태로,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은 1만가구에 달한다.

    이들 단지가 분양 일정을 연기한 것은 분양가 상한제 개편 등에 따른 분양가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분양가상한제는 택지비와 건축비, 가산비를 더한 분양가에 상한을 설정해 주변 시세의 70~80%로 억제하는 제도로, 국토교통부는 이달 중 분양가 상한제 개편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개편안 내용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지만 앞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역시 고분양가 심사제도를 일부 개정해 시행 중인 만큼 앞으로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 아파트도 분양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주요 정비사업지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내 집 마련 기회 축소에 대한 청약 대기 수요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데다 금융당국까지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소형아파트 및 나홀로아파트로 매수세가 빠르게 유입되는 상황이다.

    노원구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노원, 도봉, 구로 등 외곽 지역의 40㎡(이하 전용면적) 이하 소형 평수를 찾는 실수요자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며 "더욱이 하반기 공급절벽이 현실화되면서 소형아파트 매수세는 더욱 거세지고 이들 집값 역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정보업체 경제만랩이 한국부동산원의 규모별 아파트 매매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올해 1~7월 서울 아파트 40㎡ 이하의 매입 비중은 12.3%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6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제로 노원구 은빛2단지 39㎡는 작년 8월 3억원에 거래됐지만, 지난 8월에는 2억원 가까이 오른 4억9500만원에 팔렸다. 도봉구 창동주공17단지 36㎡ 역시 지난 8월 5억9900만원에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해 8월 같은 면적이 3억3000만~3억7200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크게 오른 셈이다.

    한두 동 규모(300가구 이하)의 나홀로아파트에도 청약통장이 몰리고 있다. 일부 단지의 경우 청약 경쟁률이 수백대 일까지 치솟는 등 실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이 이어지는 형국이다.

    지난달 9일 청약을 접수한 서울 강서구 '우장산 한울에이치밸리움'은 37가구 모집에 2288명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 61대 1을 기록했다. 단 한 가구를 모집한 54㎡A타입의 경우 459명이 접수해 45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관악구 '신림스카이' 역시 43가구 모집에 994명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 23대 1을, 56.56㎡(1가구)에는 246명이 접수하면서 최고 경쟁률 246대 1을 기록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나홀로아파트까지 '묻지마 청약'이 몰리는 것은 내 집 마련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이는 실수요자간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며 "이달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개편안 내용에 따라 분양 일정에도 변동이 생길 수 있는 만큼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