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K, 내달 매각 절차 본격화…매각가 1조 수준SK에코, 작년말부터 폐기물처리업체 인수 '속도'일각 "높은 부채비율이 부담요인 될수도" 부정론
  • 대형 폐기물 처리업체 EMK(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가 매각 조짐을 보이면서 SK에코플랜트의 인수 여부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다수의 폐기물 처리업체를 인수하며 1위 사업자 지위를 공고히 하는 등 관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 운용사 IMM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EMK가 다음달 M&A(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EMK는 폐기물 처리 시장에서 SK에코플랜트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사업자로, 시장에서 점치는 매각가는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폐기물 처리 시장 규모는 올해 19조4000억원 수준에서 오는 2025년 23조7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 2015년 13조5000억원 수준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75.5% 가량 증가하는 셈이다.

    이같은 시장 성장세는 폐기물 배출량 증가와 직결된다. 산업 고도화와 함께 코로나19 장기화로 폐기물 배출량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새 먹거리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국내 일일 폐기물 배출량은 40만톤 수준에서 2019년 50만톤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폐기물 처리 시장의 경우 신규 인허가 취득이 어려워 진입장벽이 높은 만큼 기존 라이선스를 보유한 업체와의 M&A를 통해 시장 진출이 이뤄지는 상황이다. 

    SK에코플랜트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볼트온(유사기업과의 인수·합병) 전략에 따라 폐기물 처리업체 인수에 열을 올리며 관련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회사 측은 지난해 11월 환경시설관리(옛 EMC홀딩스)를 1조원에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0곳의 폐기물 처리업체 인수에 1조8000억원 가량을 투자한 상태다.

    현재 SK에코플랜트는 일일 968톤(의료폐기물 제외) 규모의 사업장폐기물 처리용량을 보유한 1위 사업자로, 의료폐기물 처리용량 역시 일일 139톤으로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에선 이번 EMK 매각에 SK에코플랜트가 높은 관심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회사 측이 오는 2023년까지 친환경·신재생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3조원을 투입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다 시장점유율 1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이번 인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실제로 EMK 매각 절차가 본격화될 경우 IS동서, 태영그룹 등도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선 SK에코플랜트의 높은 부채비율이 인수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토교통부가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에게 제출한 건설사 부채비율 현황을 분석한 결과 SK에코플랜트의 부채비율은 386.1%로 상위 100위 건설사 중 세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회사 측은 현재까지 EMK 인수와 관련해선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성태경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폐기물 처리업체 M&A 금액이 과거 100억원 내외에서 최근 수천억원을 상회하는 규모로 확대됐다"며 "주택사업 가변성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사업안정성에는 긍정적이지만, 현금창출력에 비해 과도한 투자가 이뤄질 경우 재무안정성 훼손이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