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정부예산안 604兆, 8.3%↑…확장적 기조文대통령 "일상·경제회복 최선…부동산 못푼 숙제""노인빈곤·산재사망, 부끄러운 자화상…재정 역할 커"나랏빚 1068兆시대…"초과세수 일부빚 상환·재정건전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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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국정감사를 끝내고 본격적인 예산전쟁에 돌입했다. 정부와 여당은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위기 극복을 위해 내년에도 확장 재정 운용이 불가피하다는 태도다. 반면 야당은 국가 곳간은 바닥을 드러내고 눈덩이처럼 불어난 나랏빚은 국민 부담으로 돌아온다고 비판한다.문재인 대통령은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나서 "마지막까지 위기 극복에 전념해 완전한 일상회복과 경제회복을 이루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임기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경제회복을 정부의 양대 과제로 규정하고 국정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문 대통령은 "임기 내내 국가적으로 위기의 연속이었다"며 "일촉즉발의 전쟁위기 상황을 극복해야 했고, 일본의 일방적 수출규제에도 대응해야 했다"며 "지난해부터 코로나 대유행에 맞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 경제와 민생을 지키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고 설명했다.문 대통령은 "다음 달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본격 시행한다"며 "방역조치로 어려움이 컸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영업도 살아나고 등교수업도 정상화한다. 취약계층 돌봄 문제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경제 회복과 관련해선 "선진국 중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을 가장 빨리 회복했다. 고용도 지난달 위기 이전 수준의 99.8%까지 회복했다. 신용등급은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아직 경제회복의 온기를 느끼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 정부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포용적 회복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문 대통령은 "초고속 성장 이면에는 그늘도 많다. 저출산과 노인빈곤율, 자살률, 산재 사망률은 부끄러운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라며 "부동산 문제는 여전히 최고의 민생문제이자 개혁과제다. 수도권 집중현상과 지역 불균형도 풀지 못한 숙제"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런 과제를 해결하고 완전한 회복을 위해 내년에도 재정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며 "내년 예산은 우리 정부의 마지막 예산이자 다음 정부가 사용할 첫 예산"이라며 "여야를 넘어 초당적으로 논의하고 협력해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한편으로는 재정건전성도 중요하다"며 "올해 세수 규모가 예산안 제출 당시 예상보다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를 국가채무 상환에 활용해 재정건전성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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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22년도 예산안을 올해(558조원)보다 8.3% 늘어난 604조4000억원으로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본예산 규모는 400조7000억원이었다. 현 정부 들어 5년간 200조원 이상 지출 규모가 증가하는 셈이다.정부는 내년에도 확장적 재정기조를 유지하는 이유와 근거로 코로나19 극복과 국세수입 증가를 꼽았다. 정부는 내년 국세수입이 338조6000억원으로,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314조3000억원)을 기준으로 24조4000억원(7.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 회복세와 코로나19 세정지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4대 중점 투자 방향으로 △경제회복 △양극화 대응 △탄소중립·디지털 전환 △국민보호·삶의 질 제고 등을 제시했다.문제는 문재인 정부가 '재정 중독'에 빠졌다는 비판이 제기될 만큼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각종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정책을 펴면서 나랏빚이 급격히 늘었다는 점이다. 내년 국가채무는 1068조3000억원으로 처음 1000조원을 돌파하게 된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나랏빚 규모는 660조원쯤이다. 현 정부 5년간 408조원(61.8%) 넘게 증가하는 셈이다.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50.2%)도 50%를 넘어선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5년 9월9일 야당인 새천년민주연합 대표시절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2016년 예산안에서 재정건전성을 지키는 마지노선으로 여겨왔던 국가채무비율 40%가 깨졌다"고 박근혜 정부를 비판했었다. 당시 문 대표는 "박근혜 정부 3년 만에 나라 곳간이 바닥나 GDP 대비 40%에 달하는 국가채무를 국민과 다음 정부에 떠넘기게 됐다"고 성토했다.경제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의 퍼주기식 재정운영으로 차기 정부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조세전문가인 최광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다음 정권은) 손발이 묶여 정책을 추진하기가 어려운, 더 위험한 사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정부는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마련한 재정준칙은 2025년부터 적용한다고 예고했다. 2023년부터 총지출 증가율을 점진적으로 낮춰 재정총량을 2025년에 경상성장률 수준에서 관리하고, 국가채무비율도 2025년 50% 후반에서 관리하겠다는 견해다. 이는 돌려 말하면 재정 정상화 역할은 사실상 다음 정부로 넘기고 문 대통령 임기 동안에는 내내 씀씀이를 키우겠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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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은 철저한 예산안 심사를 천명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시정연설 논평에서 "고장 난 라디오처럼 자화자찬을 틀어댈 수 있는가"라며 혹평한 뒤 "곳곳에서 줄줄 새는 예산에 대해선 흔한 사과 한마디 없었다. 생색은 자신들이 내고, 책임은 다음 정권, 나아가 미래세대에게 전가하겠다는 무책임의 극치다. 철저한 예산심사로 이 정권의 안이한 재정인식과 무책임을 단호히 바로잡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퍼주기식 예산 집행에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문 정부 예산 낭비로 국가 곳간은 거덜 났고 적자성 국가채무는 국민의 혈세로 갚아야 한다"며 가시밭길 예산심사를 예고했다.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경제 양극화 극복 등을 위해 내년도 확장 재정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시정연설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600조원의 예산을 통해 취약계층을 보듬는 포용이 예상되게 충실히 예산을 심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주요 공약인 지역화폐 사업과 관련해선 "21조원에서 6조원으로 축소했는데 증액될 수 있게 적극 심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