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부터 통합·관리재정 동반 적자… 코로나19 적자폭 키워최저임금 27.3% 급등 후… 일자리안정자금 투입·고용기금 고갈'文케어'로 건강보험 연속 적자… 보험료 부담은 3년간 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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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살림이 온통 적자투성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두 자릿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특히 퍼주기 논란에도 해마다 '슈퍼 예산'과 '춘하추동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을 반복해온 문재인 정부 들어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와 정부의 실제 살림살이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가 동반 적자로 돌아섰다. 공교롭게도 문재인 정부 소득주도성장(소주성)의 핵심정책중 하나인 최저임금이 인상 수준을 넘어 폭증하던 시기와 겹친다.1일 기획재정부의 월간 재정동향과 국정 모니터링 지표인 'e-나라지표'에 따르면 통합재정수지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흑자 폭이 감소하다 박근혜 정부였던 2015년 적자(-2000억원)를 기록했다. 그러나 바로 이듬해인 2016년 16조9000억원 흑자로 돌아선 뒤 2017년 24조원, 2018년 31조2000억원으로 3년간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흑자폭도 다시 커졌다. 세수입이 정부의 씀씀이보다 컸다는 얘기다.그러다 2019년 들어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급작스럽게 적자(-12조원)로 돌아선 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로 71조2000억원까지 낙폭이 커졌다. 지난해는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 흐름에 적자 그래프가 2019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된 모습이다.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고용보험 등 4대 사회보장성 기금수입을 뺀 것이다. 수입이 빠지니 적자를 기록하는 경향이다. 다만 2015년까지 통합재정수지 변동 폭의 거의 2배에 달했던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가 흑자로 돌아선 2016년 덩달아 개선되면서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이는 2015년 박근혜 정부가 공무원 연금제도를 손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연금개혁 저항에도 보험료율을 14%에서 18%로 올리고 연금을 받는 나이도 65세로 높였다.눈에 띄는 시점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이다.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가 적자로 동반 전환됐다. 그동안 흑자를 유지하던 통합재정수지가 적자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지난해는 아직 집계가 끝나지 않았으나 11월까지 22조4000억원 적자를 냈다. 세수가 정부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적자 폭을 줄였다. 올해는 본예산에서 통합재정수지 적자가 54조1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유례없는 '꽃샘 추경'이 예정돼 있어 적자 규모는 68조1000억원으로 늘어난 상태다. 국회 심의과정에서 적자 폭은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 통합재정수지가 4년 연속으로 10조원 이상의 두 자릿수 적자를 낸 것은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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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관리재정수지가 나란히 적자로 돌아선 것은 그만큼 정부의 씀씀이가 커졌다는 방증이다.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줄곧 확장적 재정운용 기조를 유지해왔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전 국민의 안전 경각심을 등에 업고 출범한 문재인 정부지만, 공공질서·안전분야 지출예산 비중은 2017년 4.2%에서 올해 3.7%로 0.5%포인트(p) 줄었다. 대신 보건·복지·노동분야는 세출 비중이 같은 기간 32.2%에서 35.8%로 3.5%p 늘어났다.보건분야는 소위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로 지출이 늘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12월29일 발표한 '2020년도 건강보험 환자 진료비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2020년 건강보험 보장률은 전년보다 1.1%p 오른 65.3%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총진료비 102조8000억원 중 건강보험에서 67조1000억원을 부담했다. 건강보험 재정수지는 문재인 케어가 본격 시행된 2018년 이후 3년 연속 적자다. 보험료 부담은 국민에게 돌아갔다. 보험료 수입은 2017년 49조5138억원에서 2020년 63조4901억원으로 3년간 28.2% 급증했다. 건강보험료는 박근혜 정부 때 최대 인상 폭이 1.7%였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2배 수준으로 커졌다.J노믹스(문 대통령의 경제정책) 한 축인 소주성과 관련해 최저임금 인상도 재정 악화를 부채질했다는 의견이다. '2020년 시간당 최저임금 1만원'은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018년, 2019년 최저시급을 각각 16.4%, 10.9% 올렸다. 당시 소상공인·자영업자는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는다며 아우성쳤다. 반발이 거세지자 정부는 2019년 일자리안정자금 2조8000억원을 투입해 고용불안과 소상공인 불평을 틀어막았고, 1년짜리 땜질식 지원사업은 문재인 정부의 계속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달 27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사업체 노동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11월 현재 임시·일용직 평균임금은 171만4000원으로, 이를 임시·일용직 1인당 평균 근로시간(101.3시간)으로 환산하면 시간당 1만6920원을 받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해 최저 시급(8720원)의 1.94배에 해당한다.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으로 고용불안이 심화하자 실업자는 증가했고, 정부는 고용안전망 강화를 이유로 실업급여 보장성을 확대했다. 덕분에 고용보험기금도 바닥을 드러냈다. 고용보험기금은 현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10조2544억원이 쌓여있었지만, 지난해 말 고갈됐다. 공공기금 여윳돈을 모아두는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에서 꿔온 7조9000억원을 빼고 나면 사실상 적자 상태다. 급기야 정부는 지난해 9월1일 고용보험위원회를 열고 올해 7월부터 고용보험기금의 실업급여 계정 보험료율을 1.8%로 0.2%p 또 올리기로 했다. 2019년 10월 이미 한차례 보험료율을 0.3%p 올렸던 만큼 문재인 정부에서 보험료율이 2차례에 걸쳐 0.5%p 인상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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