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EMS 엔진정비 목표 기존 사업 확대대한항공 통합 이후 MRO 조직 본사 유지티웨이항공 LCC 최초 격납고 건설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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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국내 항공사의 MRO(유지·보수·정비) 역량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내 항공사 중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이 자체 시설을 갖추고 정비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LCC에 대한 자체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의 항공기 국내 정비 비중은 2019년 54.5%에서 2023년 41%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내 정비 규모도 약 1조5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2000억원 가까이 줄었다.지난 5년간 국내 MRO가 성장하지 못한 이유로 항공업계는 2005년 제주항공 출범 이후 우후죽순으로 생긴 LCC(저비용 항공사)의 등장을 꼽고 있다. 국내 LCC들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운항정비 외에 중정비는 외주업체에 맡기고 기재 도입과 신규 노선 확충에 열을 올렸다.그 결과 국내 항공사가 2023년 MRO를 위해 해외 정비소에 지불한 비용은 2조원에 육박하며 국내 LCC가 해외 정비업체에 MRO를 맡긴 비중은 71.1%에 달했다. 2021년 글로벌 MRO 시장의 성장과 반대로 국내 항공사들의 해외 MRO 의존이 늘어나자, 국토부가 ‘MRO 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늘어나는 해외 MRO 물량을 국내로 돌리기 위해 정부와 협력한 대표적인 업체가 한국항공서비스(KAEMS)다. 2017년 국토교통부 항공 MRO 사업자에 선정된 KAI는 한국공항공사 등 7개 기업이 공동 출자해 2018년 7월 MRO 전문 기업 KAEMS를 설립하며 국내 LCC의 MRO를 도맡았다.사업 초기부터 MRO 산업단지 확대에 2481억원을 투자하며 성장을 이어온 KAEMS는 현재 보잉 737 4대를 동시에 정비할 수 있는 크기의 민항기 정비동을 갖췄다. 또한 A~D 체크까지 나뉘는 항공 정비 단계 중 가장 높은 D 체크를 수행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며 연간 여객기 정비 100대를 목표 삼고 있다.KAEMS는 꾸준히 기체 정비능력을 확보해 중정비뿐 아니라 엔진 정비, 부품·반납 정비 확대 등 고부가가치 정비로 사업을 다각화해 해외 항공사 공략에 나선다.대한항공도 오는 2027년까지 인천 영종도 운북지구에 총 5780억원을 투입해 아시아에서 가장 큰 항공 정비 단지를 구축한다. 1972년 국내 항공당국과 미국 연방항공청(FAA) 인가를 받아 항공기 엔진 수리를 시작한 회사는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공략에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엔진 분해·조립 오버홀 기술을 갖춘 대한항공은 엔진 클러스터를 통해 연간 360대의 엔진 정비 역량과 9종의 엔진을 수리하게 된다. 또한 엔진 정비 공장이 가동되면 관련 인력도 1000명 이상으로 늘어나 항공 MRO 인력 확충에도 도움을 줄 전망이다.통합 이후에도 대한항공은 안전한 항공운항을 유지하기 위해 MRO 조직을 본사에 유지할 방침이다. 더불어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모든 기종을 정비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으며 지속적인 시설 확충으로 중장기적인 고부가가치 정비사업을 통해 아태 지역의 MRO 물량을 국내로 수주할 계획이다.대한항공 관계자는 “통합 이후 제반 정비 능력을 강화해 중장기적으로 엔진, 부품 정비 같은 사업 분야로 확장을 통해 해외로 나가는 MRO 물량을 국내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국내 LCC 중에서는 티웨이항공이 가장 먼저 MRO 사업에 뛰어들었다. 티웨이항공은 인천국제공항 내 첨단복합항공단지에 격납고를 구축해 오는 2028년 초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회사는 연간 70대의 항공기를 정비해 약 129억원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고 4년 차부터 외주정비도 시행할 계획이다.이휘영 인하공전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항공 정비는 국민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사전 예방정비에 신경을 써야 한다”라며 “국내 MRO 성장을 위해 항공기 구매 단계부터 정부가 나서 해외 항공기 제작사로부터 중정비에 필요한 원천 기술 확보를 도와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