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 모델 시승, 왕복 78km 구간 주행지문인증 시스템, 페이스 커넥트 기능 체험원형태의 자동변속기 '크리스탈 스피어' 등 특징부스트 모드, 강렬한 주행감 선사
  • ▲ 이달 3일에 시승한 제네시스 GV60 모습. ⓒ김재홍 기자
    ▲ 이달 3일에 시승한 제네시스 GV60 모습. ⓒ김재홍 기자
    운전자의 얼굴을 인식해 키 없이도 차량 도어를 잠금 및 해제가 가능하다. 차 키가 없어도 지문 인식기에 손을 갖다대는 방식으로 시동을 걸고 출발 할 수 있다.

    제네시스의 첫 전용 전기차 GV60 얘기다.

    현대차동차 ‘아이오닉5’, 기아 ‘EV6’에 이어 제네시스도 ‘GV60’로 브랜드 첫 전용 전기차를 선보였다. GV60는 지난달 초 계약에 돌입한 후 일주일만에 1만대를 돌파하면서 전기차 분야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게다가 출고 대기기간이 1년이 넘는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3일 GV60를 시승했다. 시승 구간은 스타필드 하남 야외주차장에서 경기도 가평군 부근 카페 '코지앤레이지'를 왕복하는 약 78km 구간이었다. 

    주행을 시작하기 전에 차량의 인식장치를 통해 지문과 안면을 등록했다. 

    지문은 실내 지문 인증 시스템을 통해 등록을 할 수 있는데 과거 아이폰 지문등록이 연상됐다. 센터콘솔 조작버튼 중 ‘VOL’과 ‘TUNE’ 사이 원형 스위치에 지문을 인식시키면 계기판에 ‘인증되었습니다. 시동을 걸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뜬다. 지문 인식만으로 차량의 시동과 주행을 할 수 있으며, 차량 내 간편결제나 발레모드 해제도 가능하다. 
  • ▲ 실내 지문 인증 시스템에 지문을 등록했다. ⓒ김재홍 기자
    ▲ 실내 지문 인증 시스템에 지문을 등록했다. ⓒ김재홍 기자
    이어서 페이스 커넥트 기능도 체험했다. 안면인식 키 기능은 최대 2명까지 등록이 가능하다. 차량의 B필러 앞에 있는 카메라를 쳐다보면 안면 인식이 진행됐다. 굳이 허리를 굽히거나 카메라에 얼굴을 가까이 댈 필요는 없었지만 마스크를 벗어야 원활하게 이뤄졌다.  

    얼굴 인식에 사용되는 카메라는 근적외선 방식을 적용해 흐린 날씨나 야간과 같은 조건에서도 인식을 할 수 있다. 또한 딥러닝 기반의 영상인식 기술을 활용해 안경이나 모자를 쓰더라도 운전자의 얼굴을 정확히 인지한다. 

    차량의 외관을 봤을 때 매끈하면서도 역동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전면부 두 줄 디자인의 쿼드램프와 중앙 엠블럼에서 제네시스 브랜드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 ▲ 원 형태의 전자변속기 크리스탈 스피어 모습. ⓒ김재홍 기자
    ▲ 원 형태의 전자변속기 크리스탈 스피어 모습. ⓒ김재홍 기자
    측면부 실루엣은 쿠페 스타일이었는데, 전장이 4515mm에 불과해 차체는 다소 아담했다. 후면부에는 스포티한 느낌을 살린 투 라인 테일렘프가 적용됐고 고정형 리어 윙 스포일러가 차량의 고성능 이미지를 강조했다. 

    외부는 미래적이면서 유려한 이미지가 강조됐다면, 내부는 럭셔리한 분위기가 돋보였다. 특히 시야가 가장 먼저 들어온 건 구(球) 형상의 전자변속기인 ‘크리스탈 스피어(Crystal Sphere)’였다. 

    시동이 꺼져있을 때는 무드등으로 실내를 연출하고 시동을 걸면 구 모형이 회전하면서 변속 조작계가 나타난다. GV60의 가장 차별화된 특징 중 하나였다. 크리스탈 스피어가 위치한 플로팅 콘솔은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크리스탈 스피어는 GV60의 핵심적인 기능 중 하나”라면서 “디자인 요소 외에 차량의 운전가능 상태를 직관적으로 알려줘 고객과 차량이 교감할 수 있는 감성 요소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 ▲ GV60의 내부 모습. ⓒ김재홍 기자
    ▲ GV60의 내부 모습. ⓒ김재홍 기자
    GV60에는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이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로 연결됐다. 이 때문에 운전석에서 클러스터와 디스플레이를 봤을 때 매우 길게 느껴졌다. 한편으로는 수평으로 이어지면서 깔끔한 디자인이 더욱 부각됐다. G80이나 GV70, GV80 등 기존 제네시스 라인업에서는 스티어링 휠 모양이 타원형이지만 GV60는 원형인 것도 특징이었다. 

    차량에는 세계적인 오디오 브랜드인 뱅앤올룹슨(Bang & Olufsen) 사운드 시스템이 브랜드 최초로 탑재됐다. 아울러 나파가죽 시트, 애로우 패턴 알루미늄 내장재가 차량의 고급감을 높였다. 

    GV60는 스탠다드 후륜 모델(5990만원), 스탠다드 사륜 모델(6459만원), 퍼포먼스 모델(6975만원)로 출시됐다. 시승 차량은 퍼포먼스 모델에 ▲디자인 셀렉션 ▲파퓰러 패키지 ▲디지털 사이드 미러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패키지Ⅱ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 ▲빌트인 캠 패키지 등이 포함됐다. 가격은 8770만원, 색상은 하나우마 민트였다. 

    시승차량의 모터 최고출력과 토크는 각각 360kW, 700Nm(부스터 모드 사용 시)이다. 스탠다드 이륜(168kW, 350Nm), 스탠다드 사륜(234kW, 605Nm)보다 높은 성능을 갖췄다. 배터리 용량은 세 모델 모두 77.4kWh이다. 
  • ▲ 예전에 비해 안정적으로 구현되는 AR 내비게이션 효과 ⓒ김재홍 기자
    ▲ 예전에 비해 안정적으로 구현되는 AR 내비게이션 효과 ⓒ김재홍 기자
    스타필드 하남 야외주차장을 빠져나와 서서히 속도를 높였다. 럭셔리 전기차답게 부드러우면서 여유로운 가속이 느껴졌다. GV60에는 과거 아우디 e-트론이나 현대차 '아이오닉5'에서 경험했던 디지털 사이드 미러가 탑재됐다. 

    두 모델에 비해서는 모니터의 위치가 위쪽에 있어서 후측방 시야를 확인하기 편리했다. 하지만 사이드 미러를 보던 습관이 있어서 그런지 적응될때까지 모니터가 아니라 카메라를 쳐다보게 됐다. 사이드 미러에 적응이 되니까 카메라 화면이 매우 선명했고 방향 지시등을 켰을 때 예상되는 차량의 궤적을 보여줘 차선변경을 편하게 할 수 있었다. 

    내비게이션에는 증강현실(AR) 효과가 적용됐다. G80에서 경험했던 것보다 AR 효과가 훨씬 부드럽게 표현됐다. 과거에는 그래픽이 너무 튀어서 운전에 방해가 될 수도 있었는데 직관적으로 구현되면서 주행경로를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 ▲ GV60의 주행 모습. ⓒ제네시스
    ▲ GV60의 주행 모습. ⓒ제네시스
    고속도로에 진입해 속도를 높였지만 안정적인 주행감이나 정숙성이 유지됐다. 오히려 고속으로 주행하지만 강렬함을 느끼지 못하는 게 아쉬울 정도였다. 드라이브 모드를 노멀에서 스포츠로 바꿨는데 시트가 신체를 강하게 조였다. 

    스포츠 모드에서도 가속성능이 충분하지만 부스트 모드를 통해 더 스피디한 주행을 할 수 있다. GV60 퍼포먼스 모델에는 순간적으로 최대 출력을 증대시키는 부스트 모드가 적용됐고 스티어링 휠에 위치한 노란 부스트 모드 버튼을 누르면 활성화할 수 있다. 

    이 모드를 사용하면 10초간 최대 합산 출력이 360kW까지 증가하면서 4초만에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한다. 계기판 화면에서 10초부터 남은 시간이 카운트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 전비는 5.7로 공인전비에 비해 높게 나왔다. ⓒ김재홍 기자
    ▲ 전비는 5.7로 공인전비에 비해 높게 나왔다. ⓒ김재홍 기자
    퍼포먼스 모델의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는 368km다. 스탠다드 후륜 모델은 451km, 스탠다드 사륜 모델은 400km인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최대 주행거리가 짧다. 반면, 보다 폭발적이고 강렬한 주행을 만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전비는 5.7km/kWh로 공인전비 4.1km/kWh에 비해 높게 나왔다. 과거 시승했던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는 물론 테슬라 모델3, 모델Y보다 만족감이 높았다. 다양한 첨단기능에 럭셔리한 감성이 잘 조화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가격면에서는 경쟁 모델에 비해 높은 편이다. 시승 모델의 가격이 8700만원대이며, 풀옵션을 할 경우 9000만원 수준에 육박한다. 퍼포먼스 모델보다는 스탠다드 후륜 또는 사륜 모델에 선호 옵션 몇 개만 추가하는 정도로도 경쟁 모델보다 만족감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 ▲ 디지털 사이드 미러 모습. ⓒ김재홍 기자
    ▲ 디지털 사이드 미러 모습. ⓒ김재홍 기자
  • ▲ GV60의 앞좌석 모습. ⓒ김재홍 기자
    ▲ GV60의 앞좌석 모습. ⓒ김재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