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DB'… 김남호號 안착IT·제조업 쑥쑥… 동부하이텍 급성장공정자산 10조 돌파… 영업익 '1조클럽'
  • DB그룹이 확 달라졌다.

    '동부'에서 'DB'로 사명을 교체한지 4년만에 옛 명성에 한걸음 더 다가선 모습이다.

    먼저 김남호號 출범 1년만에 다시금 대기업 지위를 회복했다.

    지난해 기준 자산규모 71조, 매출액 23조로 상호출자제한집단에 이름을 올렸다. 공시대상이던 준대기업집단에서 한단계 점프했다.

    계열사 60개를 거느린 톱10 수준이었던 예전과는 거리가 있지만 재도약의 꿈을 키우기에는 충분하다.

    금융계열 의존도가 80%였던 포트폴리오는 IT와 제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DB하이텍의 올해 매출은 1조원을 넘길 전망으로 그룹 캐시카우로 커가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등에 쓰이는 8인치(200㎜) 웨이퍼 등은 없어서 못팔 지경이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중국 전력 제한 이슈에 따른 IT 공급망 차질 문제도 상존하지만 DB하이텍은 이미 내년 3분기 생산 물량 수주까지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내년 매출은 1조2553억원, 영업이익은 4169억원으로 각각 10.0%, 21.7%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도 탄탄하다.

    DB손해보험은 지난해 20조 원대 매출, 7300억 원대 영업이익으로 전년 대비 각각 7%, 43% 넘게 성장했다. DB금융투자도 작년 매출 1조5903억 원과 영업익 1366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60%, 56%씩 늘었다. 

    지난해 7월 1일 김남호 회장이 취임한 이래 조직문화도 젊고 빠르게 변화했다.

    특유의 보수적 색채가 사라지고 신속함과 효율성이 그 자리를 대신하면서 활기가 일고 있다.

    그룹의 지주회사인 DB도 모처럼 희색이다. 계열사 호조 속에 브랜드 로열티가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주회사 DB는 DB하이텍을 제외한 금융 계열사에서 722억6800만원의 상표권 사용료를 받는다. 기간은 오는 12월31일까지다. 

    기타 계열사를 합칠 경우 상표 사용 총 거래금액은 800억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혹독한 구조조정을 마친 DB그룹에 모처럼 재도약 기운이 물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