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위식도 질환 치료제' 관련 총 6건 임상시험 진행학회 측 "연구윤리에 위배"...12일 평의원회 안건 상정이사장직 수행 ‘불투명'...관계 당국은 '수수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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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와 대한소화기내시경연구재단 차기 이사장으로 내정된 한양의대 소화기내과 교수가 '대웅'의 사외이사직로 재직하면서 계열사인 대웅제약의 임상시험을 총괄한 사실이 드러났다.경영을 감시해야 할 지주회사 사외이사가 대가를 받고 관계사의 임상시험을 총괄한 것이어서 의료계에서는 임상 공정성은 물론 연구윤리를 훼손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10일 해당 학회와 재단 등에 따르면 L교수는 지난 2018년부터 대웅의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현직 교수가 기업의 사외이사를 맡는 경우는 많지만 계열사인 대웅제약의 임상시험 총괄책임자라는 점이 논란이 됐다.실제 L교수는 대웅제약이 개발 중인 위식도 질환 치료제 임상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DWP14012'의 2·3상을 비롯해 'DWJ1252' 등 총 6개의 임상시험을 총괄한 것으로 확인됐다.L교수가 사외이사로 재직한 대웅은 대웅제약의 지분 48%가량을 보유한 최대주주로 의료계에서는 대웅이 경영 감시자 역할을 하는 사외이사에게 '특혜성 임상시험 발주'를 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실제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사외이사가 직접 또는 간접으로 회사와의 사이에 당사자로서 계약이나 기타 거래 등 경제적 또는 개인적 이익을 가지고 있을 때나 회사와 경쟁관계에 있는 거래를 하는 경우 등을 이해관계 위반으로 간주한다.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료계와 해당 학회 내부에선 공분이 일고 있다. L교수가 소화기내과 의사 9천명이 회원으로 있는 국내 최대 학회의 대표자로 부적격하다는 것이다.서울의 한 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아무리 학회의 내부 윤리규정이 유명무실하다고 해도 특정 기업의 사외이사이자 임상시험 총괄을 맡아 도덕적으로 흠결이 있는 교수가 차기 이사장이 된다는 것은 회원을 모독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한 중소병원 원장도 "본인이 사외이사를 맡으면서 수행한 임상 결과의 신뢰성을 어떻게 담보할 수 있겠느냐"며 "심각한 이해상충 행위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논란이 일자 학회와 재단은 지난달 L교수의 연구윤리 위반 여부와 차기 이사장으로서의 자격 적법성 등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유권해석을 요청했으나 구체적인 답변은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결국 학회와 재단은 지난 8일 자체적으로 긴급 자문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평의원회에서 논의키로 했다. 당초 오는 12일 신임 이사장 의결을 위한 투표가 예정됐었지만 긴급히 이번 사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안건이 변경돼 열릴 예정이다.해당 학회 관계자는 "만약 L교수가 대웅 사외이사직을 내려놓고 일련의 해명 절차를 거친다고 하더라도 회원들이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사례를 거울삼아 의료계에 만연해 있는 연구윤리 해이에 대한 전반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한편, 대웅제약 측은 “대웅과 대웅제약은 회사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없다”고 일축했다. 임상시험 관련 윤리적 문제 역시 각 대학 IRB(임상연구심사위원회)에서 판단할 부분이라는 입장이다.이어 “이해관계가 있다면 금전적인 부분이 논란이 될 텐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임상시험의 경우, 특정 교수가 주도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구조인데다가 비용처리는 개인이 아닌 각 소속병원으로 지급된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