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GM 리콜' 발목… '적자' 전환SK온, 대규모 투자금 반영 원인 흑자전환 아직은...삼성SDI, 원형 전지 호황… 사상 최대 분기 실적 눈길4분기부터 불확실성 제거 기대… 연간 목표 달성 기대감
  • ▲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삼성SDI
    ▲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삼성SDI
    K배터리 3사 가운데 삼성SDI만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흑자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자동차 기업 GM의 전기자동차 '볼트 EV' 화재 리콜 비용의 직격탄을 맞았고, SK온은 대규모 투자금이 실적에 반영돼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0일 사별 IR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배터리 3사의 3분기 실적은 매출 7조5847억원, 영업손실 269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지난해 3분기 6조135억원에 비해서는 26.1% 증가한 반면 2분기 8조4730억원에 비해서는 10.4%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2083억원, 2분기 7948억원 대비 모두 적자로 돌아섰다.

    삼성SDI는 유일하게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오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했다.

    삼성SDI의 에너지 및 기타 부문 매출액은 2조7409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2조3835억원에 비해 14.9%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82억원에서 2018억원으로 46.0% 뛰었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와 소형 배터리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며 실적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수요 감소 영향을 일부 받으면서 소폭 감소했고,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소형 배터리는 모빌리티 원형 배터리 매출 증가와 신규 스마트폰, 웨어러블용 제품 판매 확대로 수익을 이끌었다.

    삼성SDI는 9월 양산에 돌입한 'Gen.5' 배터리 공급 확대로 전기차 배터리 수주가 확대된다고 분석했다. ESS는 무정전원장치(UPS)와 가정용 ESS를 중심으로 판매가 증가해 수익성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영향을 적게 받으면서 EV 배터리는 2분기 연속 흑자를 지속했다"며 "연간 흑자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4조274억원, 영업손실 37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3조1440억원에 비해 28.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1690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방 산업 생산 차질에 따른 전기차 판매량 감소에도 전기차 배터리와 IT용 원통형 배터리의 견조한 수요로 양호한 매출 추이를 보였다.

    하지만 GM 배터리 대규모 리콜 결정에 따른 충당금이 추가 반영돼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리콜 충당금에 따른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약 25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며 실적 성장세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차동석 LG화학 CFO 부사장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과 원자재 상승, 물류 대란, GM 충당금 등으로 매출과 손익이 악화했다"며 "품질 이슈를 도약을 위한 성장통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품질 혁신을 경영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말했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LG그룹의 2인자로 불리는 권영수 부회장을 최고경영자에 선임하면서 기대를 걸고 있다. 권 부회장은 그동안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LG 대표이사 부회장 등 요직을 거쳤다.
  • ▲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중인 배터리 공장. ⓒSK이노베이션
    ▲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중인 배터리 공장.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독립 출범한 SK온은 3분기 매출 8168억원, 영업손실 98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에 비해 매출(4860억원)은 68.0% 뛰었으며 영업손실(-989억원)은 손실 폭이 소폭 줄어들었다.

    매출액은 중국 옌청, 혜주 공장 가동률 상승으로 2분기에 이은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SK온은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9733억원으로, 연 매출은 3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업손실은 지속했다. 연구개발, 생산 설비 확대로 대규모 투자비용이 발생하면서 손실로 이어졌다.

    SK온은 상반기 옌청, 혜주 공장 가동률 상승으로 매출이 증대됐으나 최근 합작사 설립을 비롯한 배터리 공장 건설 등 초기 투자를 늘리면서 일시적으로 적저전환했다고 설명했다.

    SK온은 미국 1공장과 유럽 2공장이 본격 양산하는 내년 연간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윤형조 SK온 기획실장 부사장은 "배터리 매출액은 연간 3조원 초반을 예상한다"며 "손익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지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에 따른 물량 조정 등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내년 영업이익 흑자 달성 목표는 유지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대규모 투자로 적자 국면이 지속했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를 원년으로 내년부터 배터리 3사의 실적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KB증권에 따르면 배터리 3사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1조2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선제적인 설비 증설과 수주 확대를 통해 내년에는 2조6896억원, 2023년에는 3조7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분기 배터리 3사의 매출액은 4조4000억원이었으나, 올해 2분기에는 8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1년 반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769억원 손실에서 7955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배터리 3사의 영업이익은 5년 가운데 4년간 적자를 기록했지만, 작년부터 유럽에서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실적이 호전되기 시작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판매량이 예상대로 성장한다면 3사의 2023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56조원, 3조7103억원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비용 증가, 리콜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되면서 삼성SDI를 제외하고는 적자를 기록했다"면서도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점에서 4분기에는 배터리 업계 전반에 걸쳐 개선된 실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배터리 시장의 외형 성장으로 품질 문제가 잠재적 위협에서 사업 전반의 위험으로 부상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ESS 리콜로 지난해 관련 이익을 대부분 반납했다. EV 배터리도 수차례 화재로 리콜을 진행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당초 작년 연간 흑자전환을 발표했으나, 적자 지속으로 정정 공시를 내기도 했다. 연내 IPO 목표는 사실상 무산됐다.

    장승세 LG에너지솔루션 경영전략 총괄 전무는 "내연기관 차량도 다양한 원인으로 화재가 발생한다"며 "설계와 품질관리를 강화하고 반제품까지 추적조사를 강화하는 등 진단 기능을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손미카엘 삼성SDI 중대형 전지 전략마케팅 전무는 "EV 배터리 산업 역사가 길지 않다 보니 예상치 못한 이슈가 발생하고 있다"며 "개발부터 출하까지 품질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