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강세에도 외국인 순매수 나서… "매수 전환은 아직"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은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들어 지난 19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30조원을 순매도했다.

최근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 지수는 지난해 7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신흥국 시장에 대한 투자 메리트가 줄어 신흥국에서 자금 이탈 가능성이 커진다.

외국인이 약세인 달러화를 저금리로 빌려 신흥국 시장에 투자하는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위축되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일주일(11월11~19일)간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조8519어치를 순매수했다. 해당 기간 기관과 개인이 7487억원, 1조2726원을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기관과 개인이 차익 시현을 위해 시장에 내다 판 주식을 외국인이 고스란히 사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외국인은 실적 호전에도 주가가 많이 내려간 종목을 반발 매수하거나 최근 주목받는 대체불가토큰(NFT) 관련주를 사들였다.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SK하이닉스(3490억원 이하 순매수), 크래프톤(2919억원), SK아이테크놀로지(2715억원), 엔씨소프트(2382억원), 카카오(2302억원) 등의 순이다.

외국인 매수세는 삼성SDI(1천752억원), 카카오뱅크(1293억원), 카카오게임즈(1278억원), 에스디바이오센서(978억원), 삼성전자(957억원) 등에도 몰렸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국내 증시로 완전히 복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근 달러 초강세와 비교해 원화 약세 강도가 제한적인 만큼 외국인이 보유 비중이 낮은 국내 주식 일부를 반발 매수했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외국인이 매수 기조로 전환했다고 보는 것은 섣부르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외국인이 주로 사들인 업종을 보면 정보기술(IT)이나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수혜주 등 제한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우리 기업의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우리와 미국 증시의 차별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외국인이 매수 우위로 돌아서려면 실적의 안정성이 확보되고 (실적) 전망치 상향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