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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의 '파격'… 롯데쇼핑 대표들의 과제는?

25일 롯데 임원인사… 파격, 혁신 방점롯데쇼핑 주요 사업부 대표 절반이 ‘非 롯데맨’체질·실적 개선 통한 ‘V자 반등’ 숙제

입력 2021-11-26 10:06 | 수정 2021-11-26 14:48

▲ 왼쪽부터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대표이사, 나영호 e커머스사업부 대표이사, 강성현 마트사업부 대표이사, 남창희 슈퍼사업부 대표이사. ⓒ롯데지주

롯데그룹이 '변화'를 선언했다. 롯데그룹은 2022년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순혈주의'를 탈피, 외부 인재를 적극 영입하는 결단을 내렸다. 특히 쇼핑 부문에서는 핵심 사업부 두 곳의 수장을 ‘외부인’으로 채웠다. 부침을 겪고 있는 쇼핑 부문에 혁신을 주문한 인사로 풀이되는 만큼 앞으로의 사업 방향에 시선이 모인다.

2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전날 임원인사에서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신임 대표이사 부사장에 정준호 롯데GFR 대표이사가 선임됐다.

정 부사장은 1987년 신세계백화점으로 입사해 30년간 신세계그룹에 근무해온 '명품' 전문가다. 순혈 중심 인사가 이어져온 백화점사업부에서 경쟁사인 신세계 출신을 수장으로 앉힌 것은 그만큼 변화가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정 부사장은 신세계인터내셔널 해외패션본부장을 지내면서 아르마니와 지방시 등 유명 해외 패션 브랜드 30여종을 국내에 들여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18년 롯데GFR로 합류했다.

정 부사장은 롯데백화점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숙제를 맡게 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명품 수요가 늘어나며 실적을 끌어올렸지만 경쟁사인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대비 그 속도가 더뎠다. 롯데백화점은 정 대표 선임으로 명품 MD 강화를 통한 쇄신을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e커머스 사업부는 올해 3월 영입한 나영호 부사장이 계속 이끈다. 2007년부터 이베이코리아에 근무하며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아온 나 부사장은 간편결제와 모바일 e쿠폰 사업을 맡아왔다.

나 부사장은 그룹 통합 온라인 플랫폼인 ‘롯데온’ 안착을 선결할 것으로 보인다. 취임 이후 마트, 백화점 등에 흩어져 있는 온라인 인력을 e커머스 사업부로 통합해 사업 시너지 극대화를 꾀했다.

롯데온은 롯데그룹 디지털혁신의 중심으로 3조원이 투자된 대형 사업이다. 지난해 4월 출시 이후 계열사간 디지털 통합의 중심으로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시너지가 기대됐지만 아직 이렇다 할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올해 3분기 매출은 2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0% 줄었고 영업적자도 확대됐다.

다만 올해 3분기 누적 거래액(GMV)이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하고 유료회원 롯데오너스의 숫자도 3분기 기준 전년 대비 63.8% 늘어난 만큼 내년 사업 전략 방향에 따라 명암이 나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강성현 롯데쇼핑 마트사업부 대표이사는 체질개선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실적 끌어올리기에 집중할 전망이다.

앞서 롯데마트는 지난달부터 직급 8년차 이상 12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롯데마트가 지난 2월에 이어 올해에만 두 차례의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구성원 세대교체에 나서는 이유는 젊은 조직으로의 변화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주요 소비 주체로 떠오른 ‘2030’을 잡고 급변하는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사업구조도 변화를 주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실적이 부진한 점포 12개를 폐점하는 등 강수에 나섰지만 올해는 ‘리뉴얼’로 전략을 선회했다. 롯데마트 잠실점은 연말 ‘제타플렉스’로 거듭난다. 롯데마트는 내년 초까지 광주 첨단점, 거제점, 판교점, 강변점 등을 리핏(Refit 부분·전면 리뉴얼) 매장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창고형 할인점인 ‘빅마켓’도 드라이브를 건다. 오는 2023년까지 전국에 빅마켓 20여개 점포를 오픈할 계획이다. 내년에만 기존 마트 4곳을 빅마켓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창고형 할인점 시장이  유의미한 성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쟁사인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매출액 2조8946억원, 영업이익 843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3.9%, 58.8% 성장하며 제 몫을 해냈다.

강 부사장은 빅마켓의 자체 브랜드 강화가 숙제다. 경쟁사인 이마트는 피코크와 노브랜드, 코스트코는 커클랜드 등 주요 자체 브랜드를 통해 소비자들을 공략해왔다. 이들과의 차별화를 위해서는 빅마켓만의 강점이 담긴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평이다.

남창희 롯데쇼핑 슈퍼사업부 대표이사 부사장도 자리를 지켰다. 롯데슈퍼는 지난해 저수익 점포 디마케팅을 통한 수익성 강화 기조를 이어갔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도 4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앞서 롯데슈퍼는 2017년 영업적자를 기록한 이후 2019년까지 1000억원대로 적자폭을 커지자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2020년부터 최근까지 135개 점포를 폐점하고 프리미엄과 신선식품 품목을 강화한 ‘롯데프레시&델리’로 브랜드명을 바꾸는 강수를 뒀다.

남 부사장은 지난해 영업적자를 200억원까지 줄이며 수익성이 뚜렷하게 개선되는 결과를 냈다.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 개선에 성공한 만큼 내년에는 적극적인 확장에 나설 전망이다. 롯데슈퍼는 근거리 쇼핑 채널 특성을 살려 퀵커머스 서비스를 강화하고 신선, 즉석조리식품 비중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외부 인사 영입이라는 강수 이면에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각오가 있을 것”이라며 “각 사업부문별 산재한 숙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가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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