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값 다시 상승, 톤당 99.45달러 10.7% ↑차-조선, 반년마다 기준가격 협상철근은 고철값 따라 매달 변동폭 커톤당 95만 → 103만원… 중소건설사 직격탄3기 신도시 등 대규모 건설사업 차질 우려
  • 철광석 값이 널을 뛰면서 건설사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그때그때 철근을 사다 써야 하는 중소 건설사들은 부쩍 오른 원자재 가격을 감당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되는 철근(SD400·10mm 기준)값은 톤당 103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60만원 안팎이었던 가격이 90% 까까이 뛴 셈이다. 한때 톤당 2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던 철광석 가격 탓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톤당 99.45달러로 지난 19일 89.83달러 대비 10.7% 상승했다. 지난달 15일 톤당 127.87달러에서 한달 넘게 이어진 하락세가 멈추고 반등했다.

    이는 철광석 하락세를 견인했던 중국이 최근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발표하면서 원자재 값 상승 기대감이 퍼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부동산 리스크 완화 시그널은 철강 수요를 대폭 늘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적인 원자재 폭등세 속에서 올해 철광석 가격은 유독 부침이 심했다. 세계 최대 생산국인 중국의 움직임에 따라 226달러에서 89달러까지 오르내렸다. 불과 6개월 만에 벌어진 일이다.

    높은 가격 변동성은 철강재 가격을 출렁이게 만들었다. 조선산업에서 주로 쓰는 후판값은 상반기 70만원에서 하반기 110만원까지 올랐고, 자동차용 강판도 10만원 이상 올랐다.
  • 문제는 장기·대량 계약을 체결하는 자동차·조선업계와는 달리 건설업계는 단기 계약이 많아 가격 변동성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포스코 등 철강사들은 1년에 2번 철강제품 기준 가격을 발표하는데 자동차, 조선업계는 이 가격으로 안정적으로 공급받는다.

    반면 철근은 원재료인 고철가격 변동폭에 따라 매달 기준가격에 반영한다. 고철은 철광석 가격 변동폭이 클수록 가격이 뛰는 경향이 있어 상대적으로 가격협상에 취약한 품목이다. 여기에 중소 건설사들이 유통사를 통해 구매하면 가격이 더 뛴다. 이번달 철근 기준가격은 직전 톤당 92만8000원에서 95만6000원으로 올랐고, 유통사를 거치면 103만6000원은 줘야 구할 수 있다.

    사정이 이렇자 건설업계에서는 철근 유통가격의 일원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대한민국건설회사자재직협의회는 철강재 가격 일원화를 요구하는 성명을 내고 "국내 철강사들이 건설사와 협의되지 않은 유통가격을 일방적으로 발표해 원가부담을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건설업계는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토목건설 사업을 앞둔 상황에서 불안정한 건축자재값 상승은 건설업계의 재무 안정성을 해칠 것을 우려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톤당 100만원이 넘는 철근값을 감당할 수 있는 건설사는 많지 않다"며 "정치권에서 너도나도 부동산 공급계획을 내놓는 상황에서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