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 제강사 재고량 13만t…3년만에 최저치시멘트·래미콘 등 원자재 본격 인상 압박아파트분양가 연쇄 인상…소비자 피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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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이후 철근 등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공사현장이 대거 '올스톱'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건설사들은 물론 주택 실수요자들까지 피해를 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7대 철근 제강사들의 철근 재고량은 총 13만톤(t) 후반대를 기록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철근 재고량이 14만t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8년 11월 이후 3년만이다.
문제는 추석이후 철근 수급난이 또다시 불거질 것이란 예상이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1t당 78만원이었던 구조용 H형강 가격은 이달들어 130만원까지 올랐다.
철근뿐 아니라 시멘트는 지난 7월 5.1% 오르며 1t당 7만8800원을 기록했다. 레미콘 역시 원자재인 시멘트 가격 상승, 운반비 상승 등을 이유로 지난 2일 4.9% 인상을 결정했다.
이미 건설업계에서는 '공포의 10월'이란 말이 돌고 있다. 10월부터 철강재를 중심으로 원자재의 본격적인 가격 인상 압박이 시작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기존 현장의 경우 사업성 악화에도 공기 연장을 막기 위해 손해를 건설사가 부담했지만 철근 등 주요 자재가 모두 큰 폭으로 오르며 신규 공사의 공사비를 조정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건설자재 수급 불안으로 공사가 중단된 현장은 60여곳으로 나타났다. 건설공사의 특성상 공사 중단으로 일정이 늦춰지면 배상금 성격인 '지체상금'을 물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시공사로선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자재값 인상분을 감수하고 공사를 이어간다.
하지만 준공 후 시행사 또는 신탁사와 자재 가격 상승분을 포함한 공사비를 최종 정산하는 과정에서 반영 여부를 두고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또 공사비가 오르게 되면 결국 아파트 분양가까지 연쇄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어 소비자들도 피해를 보게 된다.
무엇보다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를 경우 대형사보다는 중소 건설사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본다는 점이다. 대형 건설사는 물량이 많은 만큼 대형 제강사와 직거래가 가능한 반면 중소 건설사는 유통시장에서 원하는 만큼 철근을 조달받지 못하기 때문에 현장의 공정률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서다.
한 중견건설사 대표는 "연초에 비해 철근 구매가격이 40% 이상 올라간 상황에서 공정률까지 맞추지 못하면 손실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며 "아예 공사를 안하느니만 못한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