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산연, 포스트코로나시대, 건설자재가격 상승현황 및 대응방안 보고서
  • ▲ 건설현장(위사진은 특정사실과 관련없음)ⓒ 연합뉴스
    ▲ 건설현장(위사진은 특정사실과 관련없음)ⓒ 연합뉴스
    건축공사 핵심 자재인 철근 구하기가 어려워지는 '철근파동'이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건설업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의 단계적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2일 '포스트코로나시대, 건설자재가격 상승현황 및 대응방안'보고서를 통해 철근부족관련 문제제기와 정부의 적극개입을 촉구했다.

    지난해 하반기이후 코로나19 백신보급에 따른 세계경제 회복 기대로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등중이다. 그 결과 원자재나 중간재 수입에 의존하는 건설자재가격도 덩달아 뛰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첫주 철근 거래가격은 톤(t)당 93만원(도매·현금지급기준)에 도달하며 90만원선을 넘었다. 철근가격이 톤당 90만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08년 5월 철근대란 이후 13년만이다. 

    대한건설사협회가 건설사를 대상으로 지난 3월, 5월 두차례에 걸쳐 자재수급 동향에 대한 조사를 실행한 결과 62개 현장이 철근과 형강, 콘크리트파일 수급 불안으로 작업중단 사례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강사와 직거래를 할수 있는 대형사는 철강 수급 문제에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으나 유통업체를 통해 물량을 후순위로 공급받는 중소건설업체는 철강재가격 상승에 따른 수급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건산연은 공급과 수요측면에서 철강자재가격 상승 요인을 분석했다. 먼저 공급 측면에서는 제강사가 지난 2~3년간 지속된 건설경기 침체에 대응해 인위적으로 철근 생산을 줄여왔다. 

    지난 2020년 철근 생산량은 2017년 대비 80% 수준으로 강관에 이어 가장 많이 위축됐다. 최대 생산, 최대 판매 전략 대신 최적 생산, 최적 판매 전략으로 전환해 감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공사물량이 증가했다. 정부의 주택안정화대책 일환으로 도입된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일정을 앞당긴 민간주택사업 착공이 증가해서다. 공사초기에 투입되는 콘크리트 파일과 철근가공자재의 수요는 늘었는데 제강사의 공급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이같은 현상을 빚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코로나19에 대응하고자 세계 각국이 유동성을 확대하고 경기활성화 대책을 시행하면서 반도체 등 생산설비 투자가 대량으로 늘었고 전세계적으로 철강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세계철강협회는 올해 철강 수요가 작년 10월에 발표한 전망치보다 1.7%가량 늘어난 18억7420만톤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산연은 백신 보급으로 조만간 코로나19사태 영향에서 벗어나 회복될 가능성이 큰 만큼 원자재 비용 상승, 철강자재 가격 상승 압력도 심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정부가 적극 철강 생산을 확대하고 건설 생산체계를 점검하는 등 단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를위해 공사원가 산정시 주요 자재의 최근 현실 단가 반영 지침과 기준 마련, 공사용 자재 수급 불안 대응 및 개선, 민간 건설공사표준도급계약서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올해처럼 자재비가 급상승하는 시기에는 원가와 설계가격, 시공단가간 괴리가 커지는데 이를 현실화된 최근 단가로 설계할 수 있는 적정 기준과 지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유통사의 철강건설자재 매점매석 단속과 행정조치 강화, 시멘트·레미콘 등 비금속광물제품 원자재재고를 확대해 추가 자재난이 벌어지는 것도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최근 철근과 고철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유통과정에서 사재기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정부가 유통사의 평균 재고량을 조사해 일정수준 이상을 보유할 경우 행정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 마련도 당부했다.

    이밖에 건산연은 매점매석 신고센터 설치, 지자체와 국세청 중심의 정부합동단속반 편성을 통해 전국적으로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건설자재 생산을 조정할 지역 중소건설사의 협의체 구성과 건설자재 수급 불안정에 따른 고충·불편사항을 소통할 수 있는 창구 마련 필요성도 제시했다.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광역지자체 기준으로 주요 건자재에 대해 민간 유통을 단순화하고 직거래를 유동할 수 있는 거래장을 마련하기 위해 지역건설자재 협의체 구성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자재수급 불안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의 상황을 항시적으로 고려할 수 있도록 고충과 불편사항 소통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