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피해 최소화… 국민연금 설득 고심인터에서 물적분할한 SPS 벤치마킹주가 1만8000원→8600→20000원 안착지주사 네이밍, 포(Pohang)와 스(Steel) 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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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코ⓒ자료사진
    지주사 설립을 모색 중인 포스코의 분할 방식에 재계의 눈이 쏠리고 있다. 철강회사라는 이미지에 갇혀 주주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만큼 물적분할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7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주사 설립과 자회사 분할을 위한 모델로 포스코SPS 사례를 들여다 보고 있다. 철강 가공 기업인 포스코SPS는 정밀압연, 전기차 모터코어 등 소재부품 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이다. 지난해 포스코인터내셔널에서 100% 자회사로 물적분할 됐다.

    포스코가 포스코SPS를 참고하는 데는 물적분할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함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핵심 사업부문을 따로 떼 내 분할상장 하는 방식으로 주주들과 갈등을 빚었던 사례를 의식한 것이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을 분할상장 하는 과정에서 많은 진통을 겪었고, 현대중공업은 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을 설립하면서 노조와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포스코SPS는 지난해 3월 포스코인터내셔널에서 물적분할된 회사다. 철강 트레이딩이 주력인 종합상사의 운영방식에서 벗어나 발빠른 친환경차 전환 흐름을 따라가겠다는 취지였다. STS사업부, TMC사업부, 후판가공사업부가 떨어져 나갔다.

    분할당시에는 큰 홍역을 치렀다. 쇠락하는 종합상사만 남고 전기차 부품 등 신사업이 떨어져 나간 만큼 주가는 폭락했다. 물적분할 소식이 알려진 이후 1만8000원 선에서 8640원까지 떨어졌다. 주주들은 거세게 반발했고,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해명에 진땀을 빼야 했다.

    하지만 분할 뒤 추가 상장 계획이 없다는 것이 알려지며 주가는 다시 회복하기 시작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도 3000억원 규모의 무보증사채를 발행하는 등 자금조달을 위한 상장은 없다는 의지를 확인시켰다. 여기에 포스코SPS 실적이 견고하게 받쳐주면서 주가는 분할전 가격을 뛰어넘는 2만원대로 올라섰다.

    포스코SPS는 포스코가 주주들을 설득하는 주요한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 설립 후 자회사 분할상장은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주주 가치를 훼손하는 분할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대주주 국민연금을 설득할 명분으로 활용가능하다. 국민연금은 최근 투자방향 설명서에서 "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기업분할 및 주식교환 결정 시 주주 가치 훼손이 없도록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의해 이뤄지게 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포스코는 지주사 설립 후 철강사업 부문을 자회사로 두고 수소·리튬 등 주요 신사업도 지배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제철소, 철강업 등 전통산업 이미지에서 벗는 만큼 포항, 철(Steel) 등 주력 제품이나 지역이 들어가지 않는 완전히 새로운 지주사 명칭이 관측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저탄소·친환경 시대 전환에 대응하는 미래전략을 위해 다양한 방안이 검토 중"이라면서도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