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사' 족쇄 벗겠다투자회사-철강 자회사 체제…"기업평가 제대로"전환 성공시 2030년 기업가치 3배 상승주가 등 시장평가 주목
  • 포스코가 2000년 10월 민영화 이후 21년만에 지배구조를 완전히 바꾼다.

    '지주사 체제 전환'이 핵심으로 포스코 홀딩스 아래 철강 자회사와 투자 자회사, 신설 자회사 등을 두는 방안이다.

    포스코의 결단은 글로벌 차원의 급격한 변화와 맞물려 있다. 탄소중립 시대로 접으들면서 지금처럼 막대한 탄소를 배출하는 철강사업에만 주력할 수 없다는 안팎의 공감대가 확산됐다.

    여기에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기업가치 상승을 위한 카드로 지배구조 개편이 가장 유용한 선택으로 떠올랐다.

    10일 이사회에서도 포스코는 2030 중장기 성장비전을 제시하는 데 주력했다.

    지주회사 체제를 기반으로 그룹의 균형 있는 성장을 가속화해 기업가치를 2030년까지 현재의 3배 이상으로 증대시킨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미래 신사업 발굴과 사업 및 투자 관리를 전담하는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를 상장사로 유지하기로 했다.

    철강 사업회사 '포스코'는 비상장사로 물적 분할해 지주사가 100% 소유하는 구조이다.

    투자형 지주회사를 설립해 '철강기업'을 넘어 최첨단 소재기업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 친환경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의도다.

    철강업은 지금도 양호한 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성장 전망이 밝은 미래 산업이 아니라는 게 지배구조 전환을 결단한 최정우 회장의 판단이다.

    非철강업을 키워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평가받아보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올들어 포스코는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하향세였다. 3분기 사상 최초로 영업이익은 3조원이 넘었고 연간 전체로 9조원대를 넘을 전망이다.

    하지만 주가는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31만원에서 지난달말 기준 26만원으로 주저앉았다. 

    지주사 전환 소식에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30만원대로 회복할 것이라는게 증권가의 평가이다.

    지배구조 체제 전환이 성공할 경우 최정우 회장의 입지도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발목을 잡았던 중대재해 등 사법리스크는 완화될 수 있고 2024년 3월까지 잔여임기도 채울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일단 시장 반응은 좋다. 포스코의 숨어 있던 신사업가치를 재발견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들이다. 

    철강을 넘어 친환경 2차전지 소재와 수소를 앞세운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다.

    앞서 포스코는 2030년까지 리튬 22만톤, 니켈 10만톤을 자체 공급해 양극재 40만톤, 음극재 26만톤 생산체제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사업에 더해질 신사업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 받느냐가 포스코지주회사의 기업 가치에 매우 중요하다"며 "신사업을 위한 구체적인 투자자금 조달 계획과 사업 로드맵 등의 공개가 필요하고 계열회사들과의 신사업 관련 역할 배분도 관심 사항"이라고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철강 사업회사를 지주회사가 100% 소유하는 완전자회사 형태"라며 "물적분할 후 지주사가 중심이 되어 그룹의 새로운 성장 비전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