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이물산 지분 49% 모두 인수물류인력 통합… 연 3조 물류비용 효율 관리해운협회 "2자물류자회사로 전환 당혹"
  • 포스코가 그룹 내 물류업무 일원화를 또다시 추진한다. 지난해 물류업계의 거센 반발로 무산된 지 1년 만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트에 따르면 포스코는 일본 미쓰이물산이 보유한 포스코터미날 지분 245만주(49%)를 759억5000만원에 인수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터미날은 포스코의 100% 자회사로 편입됐다.

    포스코터미날은 2003년 포스코와 미쓰이물산이 각각 지분 51%와 49%를 투자해 설립한 회사다. 포스코의 대외 구매망을 활용해 대형화물을 주로 운송한다. 포항과 광양에 대량화물유통시스템(CTS) 기지를 구축하고 석탄과 유연탄, 철강재 등을 유통한다.

    업계에서는 포스코터미날이 포스코 그룹 전체의 물류 업무를 전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 그룹 전체에서 나오는 물류 비용은 연간 3조원이 넘는다. 주력 운송품인 철강재 외에도 2차전지, 천연가스 등 수출입 물류는 매년 급증세다. 포스코터미날이 이를 담당하면 효율적인 물류 관리와 비용 절감이 예상된다.

    하지만 해운업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거대 화주가 등장하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리한 계약이 남발할 것이라 우려한다.

    한국해운협회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에 보내는 의견서를 통해 "지난해 물류자회사 설립을 철회하고 해운물류업계와 상생하는 모습을 보이던 포스코가 포스코터미날을 2자물류자회사로 확대전환하는 것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해운업계는 특히 지난해 포스코가 추진하다 무산된 물류통합 자회사 포스코GSP 신설과 별반 차이가 없는 우회 행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포스코는 물류통합TF장을 맡았던 김복태 전무를 올해 초 포스코터미날 대표로 인선했다.

    김영무 해운협회 부회장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물류자회사를 설립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지 불과 1년 만에 이행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지금껏 유지해왔던 해운물류업계와의 상생협력 관계가 힘들어지고 근간이 와해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총수가 없는 포스코그룹은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적용 받지 않기 때문에 아무런 제한 없이 일감을 몰아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해운업계는 포스코터미날이 물류 자회사에서 머물지 않고 해운업에도 진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물류기업 현대글로비스도 끝내 해운업에 진출해 반발을 샀다. 김 부회장은 "결국에는 해운업이 허용하는 일정조건하에서 해운업 진출을 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포스코 측은 미쓰이물산과의 합작계약이 종료됐고 사업을 지속하기 위한 지분취득이라는 입장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해운업 진출은 물론, 물류 일원화 방침도 정해진 바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