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동맹 대결 양상美, EU에 관세철페 당근, 일본과도 협상중샌드위치 신세 한국, 철강 232조 재협상도 버거워
  • ▲ 미국 포트 뉴어크항에 입항한 컨테이너선ⓒ연합뉴스
    ▲ 미국 포트 뉴어크항에 입항한 컨테이너선ⓒ연합뉴스
    악화일로로 치닫는 미중 관계에 국내 철강업계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내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철강 수요 확대를 기대했던 업계는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 결정에 수출길이 더욱 좁혀질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8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대미 철강 수출량은 214만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가량 늘어났다. 위드 코로나로 미국의 철강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내년 전망도 밝다. 글로벌 철강 수요는 올해보다 2.5% 상승한 19억2100만톤으로 예상된다. 특히 2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예산법안을 통과시킨 미국의 철강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철강 232조에 묶인 한국 철강업계의 대미 수출길은 여전히 좁다. 미국은 중국 견제를 내세우며 EU와 철강 무관세 수출을 허용했고, 일본과도 협상에 돌입한 상태다. 한국무역협회 전망에 따르면 내년 철강제품 수출 전망치는 312억달러로 올해 343억달러 대비 9% 감소할 전망이다.

    홍지상 무역협회 동향분석식 연구위원은 "철강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수출단가가 약 1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경기둔화, 미-EU 철강제품 관세합의, EU세이프가드 등이 제약요인"이라고 했다.

    철강업계는 미국의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으로 미중 갈등이 장기화될 것으로 내다본다. 더불어 미국의 관세장벽이 더욱 높아지고, 경제동맹 체제를 굳혀가는 영국, 일본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우려한다.

    실제로 미국의 올림픽 보이콧 선언 이후 동맹국들의 동참 움직임이 감지된다. EU, 영국, 호주, 캐나다 등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고 뉴질랜드는 이미 동참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종전선언까지 계획했던 한국 정부는 난감한 표정이다. 산업자원통상부는 철강 232조 재협상을 공식 요구했지만, 이렇다 할 답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2018년 철강 쿼터 이후 미국 시장은 좁아졌지만, 중국, 유럽 등 다른 국가를 공략해 살 길을 열어왔다"며 "하지만 중국의 철강 수요도 급감하고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면 판로가 막힐 수 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