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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들에게 새해부터 수출 특명이 내려졌다.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마저 내달 쿼터제 시행에 돌입하면서, 조기 수출 확대에 분주한 모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열연, 냉연, 후판 등 총 26개 품목에 최근 3년간 평균 수입 물량의 105%까지 무관세를 적용하는 쿼터제를 내달 2일부터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관련국과 협의해 시행하는 이번 쿼터제는 2021년 6월까지 적용되며, 쿼터 초과 물량에 대해서는 25%의 관세가 부과된다.
국내 철강업계는 미국에 이어 유럽마저 쿼터제 시행에 돌입하며, 근심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이번 쿼터제가 국가별 배분이 아닌 글로벌 전체를 기준으로 한다는 점에서 조기 수출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유럽연합이 내달 초부터 시행하는 쿼터제는 국가별로 보장된 물량이 없다. 다시 말해 일부 국가의 수출량이 증가하면, 이외 국가의 물량은 줄어드는 구조란 얘기다. 이에 따라 유럽을 수출 주력국으로 삼는 철강사들은 글로벌 쿼터 물량이 채워지기 전에 조기 수출에 주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수출비중이 가장 높은 열연강판을 생산하는 포스코, 현대제철은 유럽에 진출해 있는 고객사들과 함께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들은 자사 코일센터와 수출 트레이더 등을 중심으로 수출 확대에 대해 긴밀하게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국내 공장에서도 유럽향 열연강판 수출물량을 우선 생산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것으로 파악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글로벌 시황이 좋지 않아 전체적으로 큰 영향은 없어 보인다"면서도 "미국, 유럽연합 등 수출에 제동을 거는 쿼터제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현대제철 관계자 또한 "아직 완전히 확정된 사안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면서 "쿼터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된다면 초기 수출에는 일부 영향이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철강협회가 발표한 수출입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1~11월 EU향 열연강판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5% 감소한 50만5746톤을 기록했다. 대(對)유럽연합 열연 수출은 2016년 75만톤까지 대폭 증가한 이후 강화된 제재에 2년 연속 감소세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EU 쿼터제가 글로벌 선착순이라는 점에서 조기 수출 확대에 서두르고 있다"며 "이를 위해 유럽 고객사들과 긴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지역 다각화 및 내수 점유율 확대 등 물량 감소를 상쇄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