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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전문가들 "온플법 입법 성급... 끼워 맞추기 그만”

온플법 적용 기준 ‘매출액’ 부적절유럽 사례와 달라... 국내 기업 역차별 우려사전 입법 영향평가 등 논의 거쳐야

입력 2021-12-08 15:05 | 수정 2021-12-08 15:05

▲ ⓒ한국인터넷기업협회 VIDEO 화면 캡쳐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이하 온플법)을 주제로 전문가들이 모여 간담회를 가졌다. 전문가들은 온플법의 도입에 대해 숙고하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데 뜻을 모았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하 인기협)는 8일 ‘자판기에서 나온 온플법’을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 진행은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이 맡았으며 패널로는 강태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선지원 광운대 교수, 심우민 경인교대 교수가 참석했다.

간담회는 온플법의 적용을 받는 기준에 대한 문제를 짚으며 시작됐다. 해당 기준은 연간 수수료 수입이 100억원 이상이거나 중개 거래금액이 1000억원 이상인 기업이 대상이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기업의 특성상 경쟁법상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피력했다.

선지원 교수는 “하나의 영역에서 하나의 상품만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 유형이 거쳐가는 곳이 플랫폼”이라며 “이런 특성을 고려했을 때 과거 법을 기준으로 매출액 기준으로만 판단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전했다.

온플법의 입법 추진 속도가 빠르다는 논의에 대해 강태욱 변호사는 “논의 제목이 자판기에서 나온 온플법인데, 이 의미가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었다는 쟁점보다는 과연 충분한 논의를 한 후에 진행된 것인가 부분이 중요하다”며 “빠르게 진행되는 과정에서 사회적 공감대가 있었나라는 부분에 대해서 상당한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심우민 교수는 “분석 작업을 전제로 해서 법을 발의하기보다는 직관적인 법안들이 경쟁적으로 발의되는 상황”이라며 “발의된 이후에도 진지하게 논의하기보다 여러개 법안을 가지고 내용을 합쳐서 빨리 통과시키자는 식으로 성급하게 입법이 이루어지는게 문제다. 선정적인 테마 설정, 여론 조성 이런 과정을 통해 급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입법 목적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김 위원은 “공정위가 유럽의 사례를 주로 드는데, EU의 경우에는 우리나라 상황과 다르게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할 수 있는 국내 기업이 없어서 입법의 목적이나 상황이 다르다”며 “EU의 법안을 토대로 법제화 하면 국내 플랫폼 기업이 위축될 수 있다, 역차별을 당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고 화두를 던졌다.

심 교수는 “EU는 시장 상황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규제가 이뤄질 경우 어떤 영향이 있을지 예측을 한다”며 “우리나라는 규제 목적만 설정이 되면 똑같은 법이 선진국에도 있다면서 도입하기 때문에 우리 경제 상황과는 잘 맞지 않는 법들이 계속 도입되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덧붙여 심 교수는 “온플법도 지금 상황에서는 국내 기업에만 적용된다는 한계를 봉착할 것”이라며 “요즘 입법 트렌드에 따라 역외규정을 두겠지만 실제 준수하는 해외 기업이 그 기준을 국내에서 비즈니스 하면서 준수하겠다고 하지 않는 이상 적용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 IT분야에서 규제 형평성 문제는 계속 논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전 입법 영향분석에 대해 강 변호사는 “정부 법안의 경우는 정부에서 법안을 요청할 때 규제 영향 분석서를 만들어서 공개하게 돼 있는데 국회에서 직접 진행하는 경우는 그런 절차가 없다”며 “국회에서 만들 때는 어떤 취지에서 만들어진 법안인지 파악하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평가했다.

또한 강 변호사는 “어떤 식의 설문을 하는지에 따라 답은 당연히 천차만별”이라며 “결과치를 정리해서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설문이 실제 어떤 내용으로 진행됐는지 상세한 내용들을 관심있는 사람은 볼 수 있도록 공개할 필요가 있다. 입법 과정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정부 부처별로 온플법을 발의하면서 우려되는 부처 간 이중 규제에 대해 선 교수는 “플랫폼 규제 뿐만 아니라 데이터, 인공지능 등 전반적인 거버넌스를 보면 여러 부처가 겹쳐있다”며 “인공지능을 보면 단일한 산업 영역이 아니라 여러 산업 영역에서 응용하는 기반 기술이자 범용 기술이기 때문에 중첩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과연 인공지능 자체, 플랫폼 자체를 규제 대상으로 할 것이냐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파생되는 구체적 행위에서 리스크가 발생할 때 구체적인 리스크를 규제 대상으로 하면 중복 규제 문제도 해소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온플법의 개선 방향에 대해 선 교수는 “복잡한 관계를 일률적인 법률로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 교수는 “입법 속도에만 치우치지 말고 정부에서 사전영향 분석을 할 수 있는 기관들, 4차 산업혁명위원회나 규제개혁위원회 등에서 실제로 모범적인 모델을 만들어 직접 수행해보는게 필요하다”고 전했다. 강 변호사는 “시장 자체가 완전경쟁에 가깝기 때문에 규제나 공정거래도 중요하지만 (국내 플랫폼 기업이)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해 줄 수 있는지 고민을 해보는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 왼쪽부터 순서대로 강태욱 변호사, 심우민 교수, 선지원 교수, 김용희 위원 ⓒ한국인터넷기업협회 VIDEO 화면 캡쳐

김성현 기자 gfp@new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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