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주거 공간 투자 비중 높아져'단순 거주'에서 '삶의 표현'으로 정의 확장홈쇼핑·백화점 업계 홈퍼니싱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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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주거 공간에 투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인테리어 소품, 가구, 주방용품 등을 아우르는 홈퍼니싱 시장이 커지면서 유통업계는 자체 브랜드와 특화매장을 앞세워 소비자 선점에 나서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가구와 조명, 인테리어 소품, 주방 등을 아우르는 ‘홈퍼니싱’ 시장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몸집을 키우고 있다.

    재택근무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 일상의 변화로 거주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하늘길이 막히면서 신혼여행 대신 혼수에 투자하는 신혼부부들의 소비 패턴 변화도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는 분석도 있다.

    2010년 8조원 규모였던 홈퍼니싱 시장은 오는 2023년 1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테리어·리모델링까지 범위를 넓힐 경우 약 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의 성장세가 가팔라지면서 유통업계에서는 시장 선점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모바일·이커머스 성장으로 인해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하는 홈쇼핑 업계는 자체 브랜드를 통한 차별화 전략에 나서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최근 첫 번째 자체 리빙 브랜드 ‘까사로하’를 론칭했다. 테이블웨어 매출액이 전년 대비 50% 늘어나며 소비 수요가 늘어난 점에 착안했다. 롯데홈쇼핑은 차후 다양한 리빙 상품으로 브랜드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CJ온스타일은 키친 브랜드 오덴세와 리빙 브랜드 앳센셜 등 카테고리 강화 기조를 이어왔다. 리빙 전문몰인 올리브마켓을 통해 주요 소비층인 ‘3554’ 여성을 잡기 위한 브랜드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섰다. 최근에는 키친웨어 자체 브랜드인 ‘바오먼트’를 신규 론칭하고 주방에서 사용하는 모든 제품으로 브랜드를 확장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반대로 리빙군의 주요 판매채널인 백화점들은 온라인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을 오프라인으로 끌어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2019년 선보인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더콘란샵’ 매출은 올해 10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64% 늘었다. 이 같은 소비 트렌드 변화에 앞서 롯데백화점은 선제적으로 리빙 부분을 꾸준히 강화해왔다.

    지난 6월 선보인 메종 동부산은 1만3520㎡(4090평) 규모로 가구와 가전 38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특히 최대 규모인 한샘디자인파크는 1·2층에 2960㎡(약 896평) 규모로 들어섰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위치한 ‘프라임 메종 드 잠실’은 하이앤드 리빙 브랜드의 수요를 잡기 위해 마련됐다. 영국의 콘란앤파트너스와의 협업을 통해 대저택 콘셉트로 2개 층에 걸쳐 6가지 큐레이션 공간으로 꾸몄다. 9층은 라이프스타일 제안 공간, 베딩 컨텐츠 특화 공간, 프리미엄 키친·테이블웨어 조닝 공간으로, 10층은 MZ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플렉서블 공간, 프리미엄 가구존, 가전 메가스토어 공간 등으로 구성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하이엔드 리빙 수요를 잡기 위해 ‘더현대 서울’에 ‘디렉터스 아카이브’를 론칭했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의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프리미엄 가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1.7% 늘었다.

    ‘MZ세대’ 수요 잡기에도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무역센터점에서 메타버스 스타트업 기업과 함께 ‘메타버스 리빙 쇼룸’ 체험전도 진행했다. 6만8000개 이상 전국 아파트 도면 데이터를 바탕으로 입주 예정 및 거주 중인 아파트 도면에 무역센터점 4층 입점 브랜드의 가구·조명·가전 150여상품을 배치 할 수 있는 ‘3D 모델링 서비스’도 제공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8월 강남점 지하에  2644㎡(800평) 규모 홈스타일링 가구 전문관을 열기도 했다. ‘아파트멘터리 파이브 서비스’라는 인테리어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임시 매장을 운영하기도 했다. 경기점은 생활관 전체를 재단장해 체험형 공간으로 전환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프리미엄 가구 브랜드를 강화하며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압구정동 명품관에 올해 10월 스위스 하이엔드 가구 매장 드세데를 연 데 이어 지난달 영국·스웨덴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지난달 5000만원대 침대가 판매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집’의 정의가 단순히 거주하는 공간에서 삶을 표현하는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다”면서 “리빙 관련 수요는 프리미엄과 일반 브랜드 가리지 않고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