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최근 두 달 5조5793억원 순매도국내 증시 개인 차지 비중 50% 아래로 하락연말 대주주 양도세 회피 물량 가속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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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부터 국내 증시를 떠받히던 국내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 증시가 수개월째 큰 변동이 없는 ‘박스권’ 장세를 보이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빼는 모습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총 2조3877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도 3조1916억원을 팔아치우며 증시에서 이탈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앞서 올해 1월 25조원을 웃도는 역대급 매수세를 기록한 뒤 점차 ‘팔자’ 기조로 전환하고 있다. 지난 7월 9조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한 이후 8월 6조9898억원, 9월 4조6427억원, 10월 2조9135억원 등 지속해서 하락했다.

    개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이들의 거래 비중은 50%를 밑도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실제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거래 비중은 48.4%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0년간 평균(49.8%)과 비슷한 수준이다. 

    코스피에서 개인 거래 비중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9월까지 18개월 연속 60%를 웃돌았다. 그러나 지난 10월 58.1%로 떨어진 데 이어 11월에는 57.4%를 기록했다.

    개인의 비중이 줄면서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도 줄었다. 올 상반기만 해도 15조원 수준이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10월과 11월 11조원 수준으로 떨어졌고, 이달 들어서는 10조6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시총 대비 거래대금은 0.48%까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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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이탈 현상은 지수가 지루한 박스권에 갇혀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연말 대주주 양도세를 회피하기 위한 물량이 쏟아지면서 개인의 자산이 주식시장이 아닌 다른 시장을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개인 투자자의 증시 이탈이 더 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 주식 양도세 대상이 되는 대주주 확정 시점이 오는 28일인 만큼 연말 대주주 요건을 회피하기 위한 개인의 주식 매도세 가능성은 높다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매년 연말로 갈수록 대주주 보유 시가총액을 낮춰 양도세 부담을 회피하기 위한 개인의 매도세가 짙어지는 경향이 존재한다”라며 “특히 개인 거래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은 최근 10년간 12월 들어 순매도로 전환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올해는 상반기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상승 가도를 달렸으나 하반기에는 하락세로 전환했다”라며 “전체 시장이 아닌 특정 사이즈, 특정 테마주에서 개인들의 대주주 양도세 물량이 출회될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자금 유입은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4월 이후 평균 16% 수준에 불과하던 외국인 거래 비중은 11월 24.0%, 12월 26.5%로 상승했다. 외국인 거래의 절대금액이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개인의 거래 둔화로 인한 증시 전체 내 영향력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달부터 순매수로 돌아선 외국인 매수세가 개인 투자자의 공백을 채울 수 있을지 논하기는 다소 이른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환율 상황이 외국인에게 우호적인 환경이 아니라는 점, 연초 이후 매도 규모 대비 매수 규모가 미미하다는 점이 그 이유”라며 “최근 외국인의 순매수는 고점 매도 후 저점 매수의 성격으로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증시의 상승 폭이 크지 않고, 차액결제거래(CFD)를 통한 회피가 용이해졌다는 점 등을 비춰보면 지난 1월과 같은 개인 순매수세가 내년 1월에도 발생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