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활동 불붙은 한 해, ICT업계 높은 평가지배구조 개선 내용은 ‘천편일률’지배구조 리스크 지속... 실질적 해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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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ICT업계의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 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G(Governance)’에 해당하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은 평가와 다르게 아쉬운 점이 드러났다.

    31일 ICT업계에 따르면 통신사와 포털사 등은 올해 ESG 평가에서 대내외적으로 높은 등급을 받았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서 내놓은 2021년도 ESG 등급 평가에서 네이버와 KT가 A+를, 카카오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는 A등급을 받았다.

    탄소 배출량이 많지 않은 ICT업계는 환경 분야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웠으나 이 또한 극복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친환경 데이터센터 건립으로 저전력, 에너지효율 극대화 등을 어필하고 있다. 이통3사도 마찬가지로 친환경 데이터센터와 더불어 업사이클링, 친환경 캠페인을 지속 실행하며 높은 평가는 물론 고객들의 호응도 얻고 있다.

    사회공헌에서는 네이버의 ‘프로젝트 꽃’을 통한 소상공인 지원활동과 카카오의 사회공헌 플랫폼 ‘카카오같이가치’를 바탕으로 한 활동이 돋보인다. 이통3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지속해서 실천하며 ▲기부 ▲장애인 복지 ▲청소년 및 취약계층 지원 ▲노인 돌봄 서비스 등 다양한 사회적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ESG 선도 기업으로써 스타트업 등 타사를 위한 맞춤형 ESG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지배구조와 관련된 부분이다. KCGS 우수기업 시상식에서 지배구조 우수기업에 선정된 LG유플러스 사례를 살펴보면 ▲이사회 내 ESG 위원회 설치 ▲위기관리팀 신설 및 위기관리위, 비상대책위 운영 ▲주주환원 정책 등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타 ICT기업 ESG보고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전문가들은 지배구조 개선이 ESG 경영의 본질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ICT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은 이사회 구조 개선 등에 그치고 실상 인권 탄압, 노동력 착취와 같은 노사문제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카카오의 스톡옵션 행사를 통해 드러난 남녀 임금차별 문제, 네이버의 직장 내 갑질이나 초과근무 등 사내 문화 개선에 지배구조 혁신이 직접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혁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ESG 자체가 투자자 입장에서 기업에 대한 투자 기준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거버넌스가 강조되는 것이 맞다”며 “우리나라 ICT업계에서는 소수 자본이 집중된 대기업 중심 지배구조를 그대로 이식하거나 모방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그는 “카카오의 케이큐브홀딩스 사태나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와 같은 물적 분할을 이용해서 지배구조를 확대하는 사례가 그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ESG 경영을 추구하는 것은 종례 형식적인 CSR 수준으로 전락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경영 모델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