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 과정서 전략기획 1담당 임원 발탁미국 전략 짠다… 글로벌사업서 美 매출 비중 76% 경영승계 앞두고 핵심사업부서 실적 쌓기 시각도
  • ▲ 이선호 CJ제일제당 전략기획 1담당 경영리더.ⓒCJ제일제당
    ▲ 이선호 CJ제일제당 전략기획 1담당 경영리더.ⓒCJ제일제당
    CJ그룹의 후계구도를 두고 CJ제일제당의 미국 시장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경영리더가 최근 임원 승진과 함께 본격적으로 경영일선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바로 미국 시장이다. 이 경영리더가 CJ제일제당의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된 전략기획 1담당으로 발탁됐기 때문이다. 미국시장은 CJ제일제당 글로벌 식품 매출의 75% 이상이 창출되는 핵심 시장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CJ 4세에 가장 큰 시장을 맡기면서 실적 쌓기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이선호 경영리더는 최근 정기인사에서 상무급인 경영리더로 승진한 후 신설된 식품성장추진실 산하 전략기획 1담당을 맡았다. 전략기획 담당은 스타트업의 투자, 식물성 식품사업 등 신사업을 챙기고 해외 권역별 사업 전략을 수립하는 자리다. 1담당이 미국시장을, 2담당이 유럽 및 아시아태평양지역을 각각 맡는다. 

    기존에는 식품전략기획담당이 총괄했지만 이번 조직개편 과정에서 1, 2담당으로 나눠진 것이 특징. 보다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이전까지 식품전략기획담당을 맡았던 배혜원 경영리더는 이번 조직개편 과정에서 전략기획 2담당을 맡았다. 

    주목할 점은 CJ제일제당에 있어 미국시장의 의미다. CJ제일제당의 핵심사업인 식품사업부문에 미국시장 매출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의 지난해 3분기 미국시장 누계 매출은 2조4243억원으로 전체 글로벌 시장 매출의 76.7%에 달한다. 

    성장세도 매섭다. 3분기 기준 미국사업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성장한 8619억원을 기록, 분기사상 최대 규모의 글로벌 매출을 견인했다.

    여기에는 미국시장 공략을 위한 CJ제일제당의 노력이 자리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9년 2조원을 투자해 미국의 냉동식품 기업 슈완스를 인수한 바 있다. 이로 인해 2018년 기준 3649억원에 불과했던 미국 매출은 슈완스 인수 이후 10배 이상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이 과정에 이 경영리더가 미국 사업을 총괄하는 전략기획 1담당을 맡게 된 것을 눈여겨 보고 있다. CJ그룹 오너일가 4세인 그에게 핵심 성장 사업을 총괄하게 하면서 차후 경영승계를 위한 실적과 명분을 쌓고 있다는 관측이다. 

    여기에는 그가 미국 컬럼비아대학교를 졸업하는 등 미국에 장기간 체류하며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를 가지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이 경영리더는 지난해까지 글로벌비즈니스플래닝팀을 맡아 글로벌 사업 및 제품 육성에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요한 것은 향후 과제다. CJ제일제당은 2025년까지 미국시장 식품 매출 6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황. 이 경우 미국시장 매출은 국내 시장 식품사업부문 매출을 상회하게 된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은 글로벌 6대 전략제품(GSP)인 만두, 치킨, 쌀, 소스. 김치, 김 등을 대형화하는 한편 미국 판매 비중이 높은 만두·피자의 대형화 및 브랜드 ‘비비고’의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삼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미국은 지금 잘 되고 있지만 대형화와 슈완스와의 시너지를 만들어가야하는 과제가 있다”며 “이 경영리더는 미국에 대한 이해가 높고 지난해 GSP 사업을 알리는 글로벌비즈니스플래닝팀의 수장이었다는 점에서 보다 오너십을 가지고 사업을 챙기는 것이라 봐야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