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포족' 수요에 설 선물세트 매출 급증택배노조 파업 여파에 배송 대란 골머리유통업계 "대체 업체 선정 등 대응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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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CJ대한통운 본부의 총파업이 2주째에 접어들면서 명절을 앞둔 유통업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목을 위해 지난해 대비 선물세트 물량을 늘리면서 적시배송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배송 점유율 절반을 차지하는 CJ대한통운을 대체할만한 마땅한 묘수가 없는 데다, 우체국 노조마저 위탁택배물량을 거부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명절 기간은 선물세트 판매로 연중 가장 분주한 시기로 꼽힌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귀성을 포기하는 ‘귀포족’들이 선물세트의 주요 소비처로 떠오르면서 관련 매출도 급격히 늘었다.

    실제로 지난해 설 명절 기간 롯데백화점은 설 선물세트 매출이 전년 대비 46% 늘었다. 신세계백화점도 51.3% 신장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48.3% 올랐다.

    대형마트도 수혜를 받고 있다. 지난해 설 명절을 앞두고 진행한 사전예약 판매 기간 동안 이마트는 20만원 이상 선물세트 매출이 209.8% 뛰었다. 롯데마트도 예약 판매 실적이 전년 대비 69.0% 올랐다. 홈플러스도 89% 신장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올해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 대비 많게는 20% 이상 늘리기도 했다.

    반면 올해는 택배노조 파업으로 인한 물류대란이 예상되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설 선물세트는 명절 전에 도착해야 하는 만큼 ‘적시 배송’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의 경우 각 점포에서 직접 배송하는 경우가 많고 일부 택배사에 위탁하는 경우도 있지만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선물세트의 경우 배송이 중요하기 때문에 3~4주 전에는 (택배업체) 선정을 마치고 배송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면서 “마트의 경우 전국 점포에서 배송되는 경우가 많아 파업 영향은 적지만 상황이 길어질 경우를 대비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은 상황이 다르다. 주요생활권 곳곳에 위치한 대형마트 점포와는 달리 거점별 배송이 상대적으로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CJ대한통운 물량을 처리하던 우정사업본부(우체국 택배)도 일부 지역에서 계약 소포 접수를 중단했다. 택배노조 파업이 길어질 경우 위탁택배물량 거부는 전국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크다.

    백화점업계는 각 상황에 맞춰 대응 마련에 분주하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계열사 물류라인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면서 “설 선물세트 마감기간 동안 백화점 점포의 배송 시스템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우체국도) 파업 대체로 알아보던 곳 중에 하나인 건 맞다”면서 “원활한 배송을 위해 한 곳이 아닌 여러 곳을 알아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도 “일부 CJ대한통운 배송 물량이 있었지만 대체할 업체 준비를 완료한 상태”라며 “배송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