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공동체 결속 적임자 류영준 대표 낙점새 사령탑 꾸린지 50여 일만에 먹튀 논란 불거져리더십 부재 영향 주가 급락... 계열사 IPO 차질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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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새해 벽두부터 류영준 차기 최고경영자(CEO) 내정자가 자진사퇴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그룹 전반에 위기가 닥친 상황에서 리더십 문제가 불거지면서 김범수 의장의 조직 쇄신이 좌초할 위기에 놓였다.12일 카카오에 따르면 류 대표 내정자는 카카오페이 스톡옵션 행사로 '먹튀' 논란에 휩싸이면서 자진 사퇴하기로 했다. 앞서 류 대표 내정자는 카카오페이 대표로 업무를 수행하다가 지난해 11월 25일 카카오 신임 공동대표로 내정됐다.류 대표 내정자는 10년간 카카오 성장을 이끌며 조직에 정통한 인물로, 김 의장의 두터운 신임을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 초기에 입사해 카카오의 기업 문화와 카카오톡, 커머스, 테크핀 등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카카오는 지난해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따른 '골목상권 침해' 비난은 물론, 직장 내 괴롭힘 등 다양한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김 의장은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를 재정비하고, 전문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류 대표 내정자를 컨트롤타워 적임자로 판단했다. 여민수 공동대표와 합을 맞춰 카카오 계열사들의 내부 결속을 다지는 동시에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등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의중이 깔려 있었다.하지만 류 대표 내정자가 지난해 12월 10일 임원들과 함께 카카오페이 주식 900억원어치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카카오페이 상장 약 한 달 만에 개인적으로 469억원을 현금화하면서 '먹튀'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것. 이후 주주들과 조직 내부의 반발이 확산되면서 카카오 노조는 류 대표의 책임을 물으며 퇴진을 요구했다.올해 들어서도 논란이 확산되자 류 대표 내정자는 자진 사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새로운 컨트롤타워가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종료가 된 셈이다. 이에 따라 김 의장이 구상한 조직 쇄신도 불과 50여 일만에 끝이 났다.리더십 부재로 카카오 계열사들의 공동체 결집 및 의사결정구조 개선에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 등의 기업공개(IPO)도 불투명해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를 반영하듯 카카오 주가도 올해 들어 15% 넘게 내리며 시가총액이 7700억원 넘게 증발했다.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주요 계열사들을 하나로 관리하는 경영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며 "김 의장의 조직 쇄신이 시작부터 흔들리면서 그룹 내 전반적인 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