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열풍에 유통업계 앞다퉈 ‘제페토’ 진출 방문자 수 양극화… 1억명부터 1만명에 그치는 곳도경품 이벤트 있을 때만 몰리고 이후 방문자는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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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로 구현된 편의점은 제법 그럴듯한 매대와 상품들이 진열돼 있지만 그 뿐이었다. 상품을 아바타 손에 들거나 점프를 할 수 있는 장치는 있지만 딱히 뭘 더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그래서인지 해당 월드(맵)에는 기자 외 다른 접속자는 한명도 없었다. ‘메타버스’를 표방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제페토’의 이야기다.최근 유통업계에 ‘메타버스’가 새로운 화두로 등장하면서 ‘제페토’ 가장 주목받는 플랫폼이 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단발성 이벤트로 구현된 매장은 당초 목적과 달리 지속적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유통사는 저마다 ‘메타버스’를 표방하면서 다양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네이버의 플랫폼 ‘제페토’다. 이용자의 아바타를 통해 구현된 월드 곳곳을 탐험할 수도 있고 전세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소통할 수 있는 것이 ‘제페토’의 특징이다.제페토가 ‘메타버스’의 플렛폼으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유통업계는 빠르게 제페토 안에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BGF리테일이 3개 월드에 편의점 CU를 냈고 GS리테일이 독자 채널로 GS25를 출점했다. 이 외에도 현대백화점면세점, 롯데하이마트가 제페토에 각각 월드를 구현했다.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이디야커피는 물론 치킨전문점 또래오래를 비롯해 아이스크림 전문점 베스킨라빈스, 브리드호텔양양 등이 앞다퉈 ‘제페토’에 진출했다.이에 대한 반응은 각양각색이다.또래오래 월드의 방문자 수는 누적 1만명에 그쳤고 롯데하이마트가 7만6000명 수준이다. GS25 역시 3만4000명에 그쳤다.
비교적 호평가를 받은 곳은 CU다. CU 한강공원점에 2990만명이 방문했고 지하철점에 1480만, 교실점에 7590만명이 다녀갔다. 이 외에 현대백화점면세점이 1120만명, 이디야커피 역시 누적 방문자가 660만명에 달했다. 베스킨라빈스의 방문자는 150만명 수준이다.다만 이마저도 대부분 이벤트에 따른 방문자 급증이 대부분이다. 이벤트가 대부분 종료된 현 시점에서 해당 월드를 방문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월드 내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코드가 있거나 인증샷 공유 이벤트가 진행되는 등이다. -
CU의 경우 제페토 인증샷 등 헤시테그를 통해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3 및 모바일 상품권을 상품으로 내걸었고 GS25는 아이패드, 소금버터 브래드 등을 경품으로 걸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아이폰13을 경품으로, 이디야커피는 모바일상품권 등 증정 이벤트를 진행했다.유통업계 관계자는 “방문자를 유치하기 위해 해당 월드를 오픈하면서 다양한 경품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10~20대 방문자가 급증하기도 했다”며 “방문자가 즐기기 위한 다양한 월드를 구현했지만 실제 효과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그도 그럴 것이 제페토의 인기 월드는 함께 게임을 하거나 방탈출, 친구만들기 등에 특화된 곳이다. 앱 내 인기 월드나 추천 월드 중 유통업계가 거론되는 곳은 CU가 유일하다.CU의 교실매점은 학교 교실을 그대로 구현한 탓에 CU의 매장과 별개로 인기 월드로 지속적으로 꼽히는 곳 중 하나다. 반면 다른 월드의 접속자는 손에 꼽을 정도다. 단순 월드만 구현하는 것으로 방문자들을 유치하는데 한계가 분명하다는 이야기다. 한때 줄서서 입장해야했던 유통업계의 ‘제페토’ 월드에 방문자가 급감한 이유이기도 하다.IT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는 가상세계에서 현실과 같은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가상 맵을 구현한 것만으로는 한계가 명백하다”며 “만나고 소비하는 무대를 갖추기 위한 브랜드의 좀더 깊은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