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주유소 평균 1668.46원지난달 9일 1621.3원… 한달째 상승세 우크라이나 사태 두바이유 7년여만에 최고치 기록도
  • 휘발유값이 심상치않다. 

    유류세 인하에도 휘발유 가격이 ℓ당 1800원대를 목전에 뒀다. 올해 1월 마지막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 가격은 일주일 전보다 18.9원 오른 ℓ당 1651.0원이었다. 상승 폭이 한 주 전 10.1원에서 18.9원으로 확대됐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통상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 휘발유·경유 가격 상승은 기정사실이 되는 분위기다.

    유가 오름폭에 환율 변수까지 더하면 휘발유 가격은 ℓ당 1800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2일 전국 주유소에서 보통 휘발유는 ℓ당 평균 1668.46원에 팔렸다. 하루 전보다 0.75원 상승했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달 9일(1621.3원) 이후 한 달 가까이 하루도 쉬지 않고 오르고 있다. 서울지역 휘발유 가격은 1700원을 넘어선 지 오래다. 

    2일 기준 평균 1741원으로, 이미 1700원대 중반으로 올라섰다. 이날 자동차용 경유 가격도 ℓ당 1486.65원으로 한달 전 1442.09원과 비교해 40원 넘게 올랐다.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의 원료가 되는 원유 가격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국내로 들여오는 원유 기준인 두바이유 현물 가격(싱가포르 거래소 기준)은 지난달 28일 기준 배럴당 87.5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배럴당 84달러 선까지 올랐던 두바이유 가격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라 70달러 안팎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지난달 27일 87.80달러로 고점을 경신했다. 두바이유 가격이 이처럼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은 2014년 10월 이후 7년 3개월 만이다.
  • 여기에 유가와 함께 환율도 심상치않다.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은 1205.5원이었다. 

    이번에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오른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이어 미국 연준의 강력한 매파 기조 전환이 겹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런 상황은 당분간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연준은 올해 5회 이상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최근 시사했다. 특히 물가 지표가 40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한 만큼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이처럼 금리를 인상하면 원/달러 환율은 더 오를 수밖에 없다.

    미국과 러시아의 자존심 싸움으로 전개되는 우크라이나 사태 역시 단기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앞서 지난달 28일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국제유가 동향에 따라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오는 4월까지 한시로 시행할 예정이었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정부가 재연장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더라도 이미 가격에 반영돼 있기 때문에 소비자가 체감할 만한 변화는 없다.

    한국석유공사는 "국제유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 중동지역 분쟁 이슈 등의 영향으로 상승세를 기록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