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심화, 전문인력 충원 어려워지원사업 인력 수준 떨어져… 코딩만으론 '무용지물'"채용 연계형 인턴 전환율 낮고, 자리 있어도 쓸 사람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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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카카오가 AI(인공지능) 개발자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AI 핵심 기술 개발을 담당할 숙련된 엔지니어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4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에 따르면 AI·빅데이터 등 IT분야 인력 부족 규모는 지난해 9453명에 이어, 올해 1만 4514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AI 인력난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모습이다. 지난해 3월 개발자 900명 채용을 선포한 네이버는 11월 기준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도 2021년 개발자 신규 채용 인원이 전년 대비 20%가량 늘었다.

    하지만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개발에 필요한 인력 구성에는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양사는 개발자 채용을 수시모집으로 진행하고 있다. 머신러닝, 빅데이터,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 엔지니어 등 공고는 없어지지 않고 채용 홈페이지 한쪽을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 속성으로 코딩 등 기술을 습득한 정도로는 새로운 기술 개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업계 관계자는 “AI·NLP 개발은 총체적인 작업으로 일부를 떼어내 하청을 줄 수 없다”며 “AI 지원사업을 통해 비전공자가 배운 코딩이나 프로그램을 다루는 수준으로는 단순한 코더일 뿐 개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개발자 인력 부족에 직면한 네이버 카카오는 AI 개발인력 양성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 중이다.

    네이버는 커넥트재단에서 운영하는 ‘부스트캠프 AI Tech’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선발 과정을 거쳐 5개월 간 밀착 멘토링을 포함한 AI 커리큘럼을 진행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 커넥트재단 통해 교육받은 인력이 입사하기도 한다“며 ”수료생들이 AI 경진대회에서 입상하는 등 업계에서 실력을 입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카오도 지난해 10월 취업 연계형 주니어 육성 프로그램 ‘카카오브레인 패스파인더’ 프로그램 지원자를 모집했다. 선발된 지원자들은 2개월 동안 카카오브레인의 AI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전문 멘토링을 지원받는다. 우수 활동자에게는 정규직 채용 기회도 부여한다.

    하지만 개발자 직군의 채용 연계형 인턴 전환율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에서 개발자 직군 인턴으로 재직한 A씨는 “채용 연계형 인턴을 통한 정규직 전환 비율이 5명 중에 2명정도 수준”이라며 “채용 연계형 인턴에게는 직무역량을 발휘할 기회 자체가 많지 않다”고 피력했다.

    전문가들은 AI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의 더욱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핀란드의 경우 2017년 정부의 AI 육성정책에 힘입어 AI 활용 기업이 3배로 늘어났고, 5인 이상 핀란드 기업의 3%가 AI 기술을 일상 업무에 사용하고 있다. 핀란드는 맥킨지가 발표한 국가별 AI 준비도(2019)에서 최상위 그룹에 속했으며, 유기적인 산·학·연 생태계를 조성한 상태다.

    전창배 한국인공지능윤리협회 이사장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개발자 수요만큼 공급이 따라잡지 못하는 실정으로 정부와 기업, 학계의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정부 지원이 단기적 성과에 치중할 게 아니라 숙련된 AI 엔지니어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 ⓒ네이버 채용 홈페이지 화면 캡쳐
    ▲ ⓒ네이버 채용 홈페이지 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