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정부, 라인야후 자본관계 재검토 행정명령 후 불씨 여전라인야후, 네이버와 기술제공 끊어지고 소프트뱅크 자회사로시간은 네이버 편 … 작년만 8000억대 배당수입, 라인야후 주가도 ‘껑충’
  • ▲ ⓒ라인야후
    ▲ ⓒ라인야후
     “라인야후는 이제 네이버의 투자회사로 남는 구조입니다. 단기간 내 이 관계가 변할 것 같지도 않습니다.”

    네이버 관계자의 말이다. 일본 정부가 일본 라인야후(LY)를 보유하고 있는 A홀딩스에 자본 관계 재검토를 지시한 이른바 ‘라인야후 사태’가 발생한지 1년이 지났지만 여진은 남았다. 네이버는 일본 사업에서 주도권을 잃었고 관련 기술제휴도 사실상 종료된 상황. 그렇다고 A홀딩스의 또 다른 주주인 소프트뱅크가 라인야후 지분을 네이버로부터 매수하려는 움직임도 없다.

    이 사건은 IT서비스의 국적과 정부에 대한 리스크를 수면위로 끌어올리며 양측의 상처만 남게겼다. 동시에 네이버 입장에서는 라인야후 없이도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IT업계에 따르면 ‘라인야후 사태’ 이후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에 대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네이버는 라인야후를 지분법상 이익을 취하는 투자자산으로 보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A홀딩스를 자회사로 분류했지만 여전히 네이버 측 추천 이사의 이사회 경영활동도 이뤄지고 있다. 

    ‘라인야후 사태’는 지난해 3월 일본 총무성이 라인 이용자 정보 유출과 관련 라인야후에 대한 행정지도 과정에서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 등 경영 체제 개선을 요구하면서 비롯됐다. 라인 이용자 정보 52만건 유출에 대한 책임을 네이버 시스템에 대한 의존한 탓이라고 본 것이다. 정부가 기업에 자본 관계 재검토를 지시한 것은 외교통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이례적 사건이었다. 라인야후의 지분 64.4%를 보유한 최대주주 A홀딩스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지분 50%를 각각 보유한 합작사다. 

    결국 일본 정부가 라인야후가 네이버와의 기술 제휴를 종료하는 방안을 받아드리면서 사태는 일단락 됐지만 불씨는 여전하다. 당시 라인야후는 자본 관계 재검토에 대해 “단기간 내 정리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는 여전히 장기적으로 인수 추진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 일련의 과정은 기업 입장에서는 IT 서비스에서 일본 정부에 대한 리스크를 재확인한 사례가 됐다. 

    다만, 1년이 흐르면서 달라진 것도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매출 10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하면서 여전히 견조한 성장성을 보였다. 라인야후의 매출을 빼더라도 성장전략에 차질이 없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반면 투자자산으로서 라인야후는 여전히 네이버에게 효자다. 네이버가 작년 라인야후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8368억원에 달한다. 최근 4년간 라인야후로부터 수령한 배당만 약 1조5000억원 규모다.

    공교롭게 지난해 ‘라인야후 사태’ 당시 337.5엔(3325원)에 불과했던 라인야후의 주가는 최근 550엔(5417원)을 돌파하면서 연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소프트뱅크의 오픈AI 협력을 통해 AI 에이전트를 도입하리라는 기대감이 주효했다. 

    결국 소프트뱅크가 네이버로부터 라인야후를 완전히 인수하기 위해서는 수조원의 자금이 추가로 필요해졌다. 현재 라인야후의 시가총액은 3조7193억엔(36조6400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소프트뱅크가 이만한 자본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결국 시간은 네이버의 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 내부에서는 A홀딩스 지분을 인수 할 수 있다면 인수해보라는 분위기까지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모바일 메신저가 대세가 아닌 세상이 온다면 당연히 그런 부분 자산을 매각해서 다른 사업에 투자하거나 서비스 경쟁력을 높일 수도 있을 것”이라며 “자산의 매각은 기업의 판단하에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