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칼리버스, 작년 영업손실 137억원 … 전년 대비 두 배↑2021년 칼리버스 인수 이후 메타버스에 640억원 투자게임사·이통사, 줄줄이 메타버스 사업 철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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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타버스 칼리버스.ⓒ롯데이노베이트
롯데그룹의 IT기업 롯데이노베이트가 자회사 칼리버스를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칼리버스는 지난해 영업손실이 전년 보다 적자 폭이 두 배 이상 늘었기 때문이다. 이는 롯데이노베이트의 실적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 했다. 롯데이노베이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반토막난 257억원에 그쳤다.공교롭게도 한 때 미래성장동력으로 주목받던 메타버스는 최근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 게임사나 이동통신사도 메타버스 서비스를 줄줄이 종료하는 상황. 막대한 투자가 이뤄지는 롯데이노베이트의 메타버스 사업이 ‘밑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18일 롯데이노베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칼리버스는 영업손실 137억원을 기록했다.지난해 8월 초실감형 메타버스를 표방하는 ‘칼리버스’를 오픈한 것에 따른 비용 급증이 자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11월에는 1인칭슈팅게임(FPS), 3인칭슈팅게임(TPS) 게임 콘텐츠를 비롯해 K-POP과 EDM 공연 콘텐츠를 업데이트하기도 했다.주목할 점은 같은 기간 매출이 33억원으로 초라한 규모다. 칼리버스는 유명 DJ, 가수와 계약을 통해 공연 등의 콘텐츠를 판매하고 있지만 성장성을 보여주기에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롯데이노베이트가 칼리버스에 갖는 기대감은 상당하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지난 2021년 120억원에 칼리버스를 인수한 이후 70억원을 추가출자 했고 2023년 250억원, 2024년 200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4년간 칼리버스에 들어간 투자액만 640억원 규모다.문제는 이 같은 추세라면 언제까지 투자비용이 들어가야 할지 알기 힘들다는 점이다. 이미 칼리버스의 적자는 롯데이노베이트에도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지난해 롯데이노베이트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57억원으로 전년 대비 54.8% 감소했다.사실 롯데이노베이트가 칼리버스를 인수할 때만 해도 코로나19에 따른 펜데믹으로 메타버스에 대한 기대감이 한창일 때였다. 문제는 엔데믹 이후였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고 야외활동이 재개되면서 자연스럽게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도 식었다.이미 관련 사업의 철수는 이어지는 중이다. 게임사 넷마블은 지난해 ‘그랜드크로스: 메타월드’를 개발하던 계열사 메타버스월드를 청산해버렸다.앞다퉈 메타버스 서비스를 선보였던 이동통신사도 관련 서비스를 대부분 접었다. 지난해 KT가 메타버스 플랫폼 ‘메타 라운지’와 ‘지니버스’를 종료한 것에 이어 LG유플러스가 올 초 직장인 특화 메타버스 ‘메타슬랩(METASLAP)’ 서비스를 중단했다. SK텔레콤도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ifland)’를 이달 말 종료할 예정이다.업계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 메타버스 수요가 대폭 감소하면서 메타버스 사업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급격하게 줄고 있다”며 “비단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메타버스 기업도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이와 관련 롯데이노베이트는 향후 다시 메타버스에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롯데이노베이트 관계자는 “‘칼리버스’의 메타버스는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과 달리 초실감형으로 압도적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어서 향후 메타버스 시장이 커진다면 확실한 선도 업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신기술인 만큼 단기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투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