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2016년 대비 판매량 각각 69%, 77% 감소조직개편, 중국 전략형 모델 출시에도 부진 지속사드 여파보다 양사 경쟁력 약화가 실질적 원인 지적
  • ▲ 현대차와 기아가 2016년을 기점으로 중국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뉴데일리DB
    ▲ 현대차와 기아가 2016년을 기점으로 중국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뉴데일리DB
    현대차와 기아가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양사는 조직개편을 수차례 단행하고 전략형 모델을 내놓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하락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2016년을 기점으로 중국 시장에서 매년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

    우선 현대차는 2016년 114만2016대로 100만대가 넘는 실적을 올렸지만 2017년 78만5006대, 2018년 79만177대, 2019년 65만123대, 2020년 44만177대, 지난해에는 35만277대까지 떨어졌다. 

    기아도 2016년 65만6대에서 2017년 36만6대, 2018년 37만1263대, 2019년 28만4335대, 2020년 24만2576대, 지난해에는 15만1703대까지 하락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해 판매량은 2016년 대비 무려 69.3%, 76.7%나 급감했다. 양사의 중국시장 합산 점유율도 2016년 7.4%에서 지난해 2.3%까지 낮아졌다. 

    현대차와 기아는 실적 회복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했다. 2018년 11월에는 중국사업 부문 인사개편을 단행해 이병호 부사장을 중국사업총괄 사장으로 승진시켰고 2019년 4월에는 중국사업 본사 조직을 현지로 전진 배치했다. 

    기아도 지난 2019년 9월 기아의 중국법인이었던 둥펑위에다기아 총경리에 리펑 전 바오능그룹 상무부 총경리를 임명했다. 현지인을 중국법인 CEO로 선임해 판매 회복을 시도했다. 
  •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18년 베이징 모터쇼에 참석한 모습. ⓒ현대차그룹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18년 베이징 모터쇼에 참석한 모습. ⓒ현대차그룹
    게다가 현대차그룹은 2019년 10월 이광국 부사장을 현대차·기아 중국사업총괄로 승진·임명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최대 격전지인 중국시장에서 리더십 변화를 통해 경쟁력을 제고하고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사장도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지난해 12월 그룹 임원인사에서 고문으로 물러났다. 

    현대차와 기아는 2017년부터 ix35, KX5, ix25(중국형 쏘나타), 엔씨노(중국형 코나), 링동(중국형 아반떼), KX3 등 중국 전략형 차량을 연달아 출시했다. 

    또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018년 4월 베이징 모터쇼에 참석했으며, 같은 해 6월 상하이에서 열린 ‘CES아시아 2018’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2019년 8월 중국 사업을 점검하면서 네이멍구 지역 사막화방지 사업 현장을 찾아 현지 직원들과 봉사활동에도 참여하는 등 중국 시장에 공을 들였지만 실적 증가로 이어지지 못했다. 

    양사의 실적부진 요인으로 2017년 중국과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이 꼽힌다.

    이에 대해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사드 영향도 단기적으로 있었지만, 사태가 봉합된 이후에도 양사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는 점에서 사드가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경쟁력 약화가 근본적인 원인으로 거론된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 몇년 간 중국 로컬 업체들의 경쟁력이 향상됐고, 글로벌 업체들도 중국 시장에 총력전을 벌이면서 현대차와 기아의 입지가 약화됐다”면서 “양사가 선보였던 중국 전략형 모델들이 현지 고객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내연기관 모델로는 중국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이 크지 않다”면서 “제네시스 브랜드를 통한 고급화 및 전동화로 전략을 변경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