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인 변동성 대처"추경 뒷받침 설엔 펄쩍정부부채의 화폐화 비판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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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국고채 추가 단순매입에 나서기로 하면서 긴축 움직임에 위축됐던 시장에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한은은 일시적인 금리 급변동을 완화하기 위한 단순조치라고 선을 그었지만, 대규모 추경을 앞두고 적지 않은 규모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올해 시장금리 급변동시 국고채 추가 단순매입을 시행키로 했다. 앞서 지난 11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만난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이를 논의했다. 한은 내부 회의에서도 이승헌 부총재는 금융시장이 과도하게 변동할 경우 필요한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줄 것을 당부했다.오는 24일 기준금리 인상을 논의하는 한은이 역설적으로 국고채 매입 카드를 꺼내 든 것은 그만큼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전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347%로 2014년 9월23일(2.350%) 이후 7년 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거시경제금융회의가 열린 11일 2.3% 선을 돌파한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또 초단기물인 2년물로 2.168%를 기록했고, 10년물 금리도 2.7%를 상회하는 등 전반적인 채권 시장이 요동치는 모습이다.채권시장에서 한은의 추가 단순매입 규모와 통안채 월별 발행물량 조절 등 구체적 계획이 조만간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유다. 시중은행 한 채권 운용역은 "물가상승률 억제를 위한 정부 노력에 한은의 양적완화 기조가 조금 누그러진 것 같다"며 "단순매입 발표 이후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명확한 시그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하지만 한은은 채권 매입 시기와 규모는 불특정하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한은 금융시장국은 "일부에서는 추경 논의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고채 매입이 정부부채의 화폐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국고채 단순매입은 국채 물량을 기조적으로 인수하는 방식이 아니라 유통시장의 일시적 변동성에 대응하는 원론적인 조치"라고 밝혔다. 특히 "현재로서는 특정한 시기나 규모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고 분명히 했다.일각에서는 대선을 앞둔 정치권이 최대 50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밀어붙이게 되면 한은도 결국 채권 매입규모를 늘릴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7일 미 연준의 통화정책 가속화 우려로 시장금리가 급등하자 한은은 2조원 규모의 단순매입을 추진했지만, 금리인상을 되돌리진 못했기 때문이다. 국채 금리 상승은 시중은행의 조달비용을 증가시켜 대출 원리금 인상, 물가 상승 등으로 이어진다. 황순주 KDI 연구위원은 "은행 자산의 상당한 규모를 차지하는 국채 가치가 하락하면 은행의 자산 건전성이 악화되고 금융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