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기 최적상품 '불티'분기 한도 이틀만에 동나기도은행권 아예 취급 안하거나 계속 줄이는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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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 고공행진으로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인 적격대출에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하지만 취급하지 않는 은행도 많은데다, 총 대출한도도 많지 않아 입주를 앞둔 사람들의 마음을 졸이고 있다.18일 시중은행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은 1분기 적격대출 한도를 모두 소진해 신규취급을 중단했다. NH농협은행의 경우 한도 160억원이 이틀만에 동이 났다. 한도를 매월 취급하는 우리은행은 1월과 2월 각각 330억원이 순식간에 팔려나갔다. 적격대출을 찾는 수요가 지방은행으로까지 이어지면서 부산은행도 1분기 한도를 모두 채웠다.적격대출은 10~30년, 최장 40년 만기로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원까지 빌려주는 상품이다. 이달 기준 금리는 연 3.5%로 4대 시중은행 고정형 주담대 금리 5.28~5.78%에 비해 크게 낮고, 3.7~5.2% 수준의 변동금리보다도 유리하다. 또 소득 제한이 없고 대출한도도 높아 맞벌이 부부들이 많이 찾는다. 장기 고정금리 특성상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보다 높아 지난해까지는 인기가 높지 않았지만,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뒤집혔다.불티나게 팔려나가는 인기에 온라인에는 적격대출 한도 잔액을 물어보는 글이나, 성공담, 실패기 등이 부쩍 많이 올라온다. 네이버 블로그에 성공 후기를 올린 한 네티즌은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대출이 안나와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대출확정 됐다는 소식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며 "보금자리, 디딤돌 아무것도 해당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단비 같은 상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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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별로 한도를 책정해 인기가 높은 우리은행 적격대출은 수요가 몰리면서 전월 말 사전 신청을 받기도 한다. 3월 공급될 대출도 이달 말 미리 신청받을 예정이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2분기가 시작되는 4월부터 재개할 예정이다. 예비 입주자들이 목 빠지게 한도가 채워지는 것을 기다리는 이유다.하지만 금융당국은 적격대출 한도를 매년 줄여나가는 추세다. 적격대출 판매실적은 2017년 12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8조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은행도 적격대출 취급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주택금융공사를 대신에 판매하는 정책대출이라 마진이 적은데다, 채권을 팔기 전까지는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잡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작년부터, 신한은행은 2019년 이후 취급하지 않는다.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시기에 실수요자를 위한 고정금리 상품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기존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대환할 경우 가구당 연간 이자부담은 80만원 줄어든다. 특히 자영업자는 연 132만원까지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고정금리 대출 확대 시, 저신용자·저소득층 등 금융 취약계층의 연체·부도율 감소, 자산가치 안정화 등을 통해 금융시장은 물론 거시경제 전반의 안정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DSR 같은 획일적 총량규제보다는 장기·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하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