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산연, 미입주 사유중 잔금대출 미확보율 39%전국 HOSI 전망치·실적치 1년여만에 70선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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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산업연구원
    잔금대출을 받지 못해 분양받은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하는 비율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와 함께 올해부터는 잔금대출도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에 포함되면서 대출한도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17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주택건설업체 500여곳을 대상으로 지난달 전국 아파트 미입주 사유를 조사한 결과, '잔금대출 미확보' 응답이 38.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자신이 분양받은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한 사람 10명 중 4명은 잔금대출을 받지 못해 들어가지 못한 셈이다. 

    이는 전월(40.7%) 대비 소폭 줄어든 수준이지만, 두 달 연속 미입주 사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기존주택 매각 지연'(33.3%), '세입자 미확보'(17.5%), '분양권 매도 지연'(3.5%) 순이었다.

    지난해 말부터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정책으로 금융권에서 대출받기가 어려워졌고, 올해부터는 잔금대출이 개인별 DSR 산정에 포함돼 대출한도가 줄어든 것이 주된 배경으로 지목된다.

    집단대출의 일종인 잔금대출은 아파트 등기가 나오기 전 시공사(시행사)의 연대보증이나 후취담보 등을 통해 이뤄져왔다. 

    아파트라는 자산을 담보로 대출이 나오는 만큼 과거에는 은행들이 저금리로 대출을 지원했지만, 현재는 은행권의 가계대출 총량관리에 따라 대출이 막히는 사례가 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지난달 전국 입주경기실사지수(HOSI) 실적치는 77.3으로 2020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70선을 기록했다.

    HOSI는 공급자 입장에서 입주를 앞두고 있거나 입주 중인 아파트 단지의 입주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100 이상이면 입주여건이 양호하다는 것을, 그 미만이면 좋지 않음을 의미한다.

    지난달 서울과 경기 지역은 80선을 상회하면서 수도권(81.1)은 80선을 유지했으나, 지방광역시(72.4)와 지방도지역(79.6) 모두 전월 대비 하락하면서 비수도권(76.5)은 70선에 머물렀다.

    대다수 비수도권 지역에서 하락세를 나타낸 가운데 충남(93.3), 전북(92.3), 서울(84.2), 울산(81.2), 경기(80.5), 강원(80), 전남(80) 등이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다.

    이달 전국 HOSI 전망치는 76.9로 전월 대비 5.7포인트 하락하며 마지막으로 100선을 기록했던 지난해 8월(101.4)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76.8)과 지방광역시(73.4), 지방도지역(79.5) 모두 입주경기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경남(66.6)과 대구(56)는 70선에도 미치지 못했다.

    주택산업연구원 측은 "2월 전국 HOSI 전망치는 2021년 8월 이후 하향세가 이어지면서 입주경기 호조를 보였던 2021년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다"며 "지난해 말 대출규제 강화 정책에 따른 잔금대출 확보에 대한 우려가 섞인 전망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