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용 규제-IT기업·스타트업 등 수요 급증작년 투자 규모 20조 웃돌아… 4년 연속 성장세위드 코로나에 공급 부족 더해지며 올해도 관심집중
  • ▲ 서울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시장 거래 규모 추이. ⓒCBRE
    ▲ 서울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시장 거래 규모 추이. ⓒCBRE
    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압박과 코로나19 영향이 제한적이었던 IT기업, 스타트업의 급성장으로 상업용 부동산 투자 규모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투자 확대 추세와 신규 공급 부족이 겹쳐지며 올해도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에 따르면 국내 상업용 부동산 투자 규모가 20조원대 시장을 공고하게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상업용 부동산 투자 규모는 지난해 20조원을 돌파했고, 2018년 이후 4년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당초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이 적어 전년대비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으나, 상반기까지 이어진 저금리 기조와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양질의 오피스 매물이 시장에서 매우 잘 소화된 것이 주효했다.

    또한 도심권역(CBD)과 강남권역(GBD)에서 모두 평당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국내 오피스 거래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았다.

    활발한 임차 수요에 공실이 빠르게 해소되면서 임대료도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해 4분기 서울 A급 오피스의 월평균 실질임대료는 평당 10만400원으로, 처음으로 10만원을 넘어서면서 오피스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임대료 상승과 공실률 하락은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은 IT기업들과 신생 스타트업 등의 임차 수요가 많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회사 JLL코리아의 심혜원 리서치팀장은 "GBD, 판교권역(PBD) 등에 오피스를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차선책으로 기타 지역으로 흘러 들어간 임차 수요도 많았다"며 "강남의 임대인 우위가 견고해 임대료 상승과 공실률 하락 추이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회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W) 관계자도 "IT기업의 급성장과 임직원의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업들의 증평 추세가 이어지면서 향후 3년간 임차 가능한 신규 공급은 수요에 비해 부족한 실정"이라며 "서울 3대 권역의 공실률은 당분간 하락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 ▲ 서울 A급 오피스 신규 공급, 순 흡수면적, 공실률 전망. ⓒCBRE
    ▲ 서울 A급 오피스 신규 공급, 순 흡수면적, 공실률 전망. ⓒCBRE
    이 같은 분위기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이사는 "올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긍정적으로 예상돼 투자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데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위드 코로나를 대비해 상업용 부동산을 선점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CBRE는 제한적인 투자 기회로 올해 오피스 매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오피스 시장의 경우 견고한 임대 수요에 비해 이례적인 마이너스 공급으로 올해 공실 하락과 함께 지난해에 이어 큰 폭의 임대료 상승이 관찰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A급 오피스 시장의 평균 실질임대료는 약 4.4% 수준으로, GBD와 여의도권역(YBD)에서 상승 폭이 두드러질 것으로 분석됐다.

    2020년 여의도 파크원이 준공되면서 역대 최대 규모(약 76만㎡) 공급이 이뤄졌지만, 이후 서울 A급 오피스 시장의 신규 공급이 크게 감소하는 추세다. 올해도 오피스 공급이 줄면서 견고한 임차 수요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수혜 CBRE코리아 리서치 부문 이사는 "A급 오피스로는 2024년 마곡 권역에 41만㎡ 수준이 공급되는 것을 제외하면 당분간 서울 전역에 신규 오피스 공급은 부재할 것"이라며 "성수 지역에 일부 신규 오피스가 공급될 예정이지만 중소형이나 복합시설 등으로 공급되면서 증가하는 수요를 흡수하기에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MZ세대가 선호하는 성수동 일대는 중소형 업무시설의 신규 공급과 함께 GBD 수요를 일부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태원, 홍대, 한남 등 기존 리테일 상권 중심으로 공유 오피스 확장이 나타나면서 리테일과 오피스가 결합한 형태의 업무권역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테일 시장의 경우 임차인의 확장 활동의 재개와 함께 임대차 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주요 이커머스와 전자 상거래 플랫폼이 오프라인 시장의 새로운 수요원으로 부상하고, 다양한 해외 브랜드의 유입과 확장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무엇보다 올해 수도권 물류 시장에 약 600만㎡의 대규모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최대 규모이자 두 번째로 많은 공급이 예상되는 도교 수도권의 약 3배 수준이다.

    지난해에 이어 인천에 가장 많은 공급과 함께 공급 자산 수 증가 및 개발 규모의 대형화가 지속하고 있으며 인천 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인천과 용인, 이천, 화성 등을 합치면 전체 공급의 약 70%를 차지한다.

    최수혜 이사는 "시장 선점을 위한 대형 이커머스와 3PL(third party logistics, 3자 물류)의 공격적인 확장이 당분간 지속하면서 물류 시장의 주요 수요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3PL은 다른 기업의 물품 보관, 배송, 재고관리 등의 일부를 대행해주는 업이다.

    한편 CBRE 투자자 설문 조사 결과 국내 주요 투자자의 약 57%가 지난해보다 매입 활동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임동수 CBRE코리아 대표는 "다수의 투자자가 오피스와 물류 자산에 집중하는 가운데 투자자는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고려해 볼 수 있다"며 "여기에 제한된 환경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는 투자자의 시도는 올해 더욱 증가할 전망"이라고 판단했다.

    장재현 이사는 "주택에 규제가 집중되자 상업 시설과 같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으로 많은 투자자금이 유입됐다"며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